♡나른한 일상의 하루..

비오고..바람불고..꽃잎도 담북 떨어졌지..

cecil-e 2006. 4. 20. 02:03



바람에 움츠리고 걷는데요
저 만치 흐린 산 비탈에
복사꽃 나무 한 그루
연분홍 빛으로 물먹고 서 있더라고요.




한 두 방울 내리는 비라 꽃무늬 우산을
얌전히 내려놓고 하늘을 향해 한 장~





젖은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
아~ 이 빛보다 더 고왔는데...





아직 겨울의 잔재들이 남아있는
고동빛 이파리와 봄빛도 떨군 꽃잎들...





담벼락에 쳐진 철망속으로 얼굴을
적시며 웃고 있는 진달래와 피어나는 철쭉이들..





복사꽃 나무 아래 서성이다 뒤돌아 걷는데
노란 꽃길이 환하게 반짝였어요.





개나리 꽃별들이 비에 젖어
담벼락 위 아래 모여모여 소곤소곤~





비맞아 더 진해진 노랑 개나리..





가지엔 연둣빛 이파리 이제 송송 올라오는데..
어쩌나 꽃별들은 벌써 떨어졌으니...





주춤주춤 거리다 앞만 보고 걸었지요.





한 차례 불어온 바람과 비로
한쪽에선 봄이 피어나고..
또 다른 곳에선 봄이 지고..


..


버스를 타기 위해 산길 옆으로 걷는데
겨울의 잔재속에 초록이들 삐죽삐죽~

'아~ 쟤내들 이제 일어나고 있네
그냥 봄만 알리는 꽃빛만 눈인사 한 거 였구나~'





진달래처럼 웃으며
걷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덧문을 아무리 닫아 보아도
흐려진 눈 앞이 시리도록
날리는 기억들

어느샌가 아물어버린
고백에 덧난 그 겨울의 추억
아, 힘겹게 사랑한 기억
이제는 뒤돌아 갔으니

바람은 또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내 맘에 덧댄 바람에

창 닫아 보아도
흐려진 두눈이 모질게
시리도록 떠나가지 않은 그대

혼자라는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같아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혼자라는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