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337

꽃 지는 날...

..슬프지만 꽃은 집니다흐르는 강물에 실려 아름답던 날은 가고바람 불어 우리 삶에도 소리 없이 금이 갑니다사시사철 푸른 나무로 살고자 하던 그대를소중히 여기면서도 그대에게 꽃 지는 날이찾아온 것은 다행으로 생각합니다그대 이기고 지고 또 지기 바랍니다햇살로 충만한 날이 영원하지 않듯이절망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가지를 하늘로 당차게 뻗는 날만이 아니라모진 바람에 가지가 꺾이고찢겨진 꽃들로 처참하던 날들이당신을 더욱 깊게 할 것입니다슬프지만 피었던 꽃은 반드시 집니다그러나 상처와 아픔도 아름다운 삶의 일부입니다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