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이다.
별을 더욱 빛나게 하는 까만 하늘처럼,
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무딘 땅처럼,
함께 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연어떼처럼...


여름날의 하루가 또 기승을 부리기 시작이다.
방학동안만이라도 딸아이 과제를 같이 하겠다고
윤흥길의 '아홉켤레의 구두~'를 곁에 두고
내 할일부터 하느라 아직도 못 읽고 있으니...


녹음을 뜨며 밀린 우편물과 주보를 챙겼다.
오후엔 꼭 보내드려야지...
비가 온다고 미루고..
더위탓이라고 미루고..
쌤께 너무 죄송하다..

Kazuo - shelf
며칠전에 만난 Kazuo님
Kazuo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할아버지가 되어서 뒤늦게 하고픈 그림공부를 한다.
사는 날까지 매일 한 장 씩 그리기로 한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나와의 약속을 작심삼일도 못 넘기고
닫아버리니 어쩌면 좋은가...
그림도 그리고 싶고..
여행도 하고 싶고..
참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도 싶고..
조각천으로 퀼트도 하고 싶은데...
매일..시간만 없다고 하는 나를 본다.
Kazuo 할아버지처럼..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그분의 소리에 귀기울여야겠다.

읽어야 할 책들이 쌓였지만..
천천히 조금씩 그렇게 하자.
마음만 앞선다고 되는 것도 아닌데...
아주 작게..그리고 낮게...또 느리게...
내가 좋아하는 나팔꽃의 정신으로..
그러다보면
나는 그 안에 머물러 있겠지.
.
.
오후엔 ..
수지를 데리고 우체국엘 가야겠다.
저번부터 만들어 달라는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주고
작은 것부터 모으는 습관을 길들여줘야겠다.
예지도 가을학기때까지 알바하는 것들을
꼬박꼬박 챙겨넣어줘야지...
자신의 힘으로 불어나는 기쁨을 알수 있게..
내가 계획없이 생활하여
우리 아이들도 알뜰한 방법을 잘 모른다.


요리배우고 싶다는 수지를 위해 깰때까지
기다렸다가 좋아하는 멸치 볶음과
감자볶음을 같이 했더니
맛있는지 좋아라하며... 다음번엔 자기가 하겠다고 한다.
" 그럼 네가 밥 차려주면 좋겠다~ "
"엉, 내가 차려줄께~"
아주 쉽게 그러겠다고 한다..
'ㅎ 며칠이나 갈까..'싶지만 그래도 기특하다.
작아를 우편함에서 꺼내오며
마당에 관한 글을 부탁 받았던 일이 떠올랐다.
포럼중에 갑자기 문자를 받았는데...
표지 그림을 보니 정겹다.
퇴고 공부로 시달리느라 기꺼이 거절했는데...
내게 부탁해 준 것이 고맙게 느껴졌다.
고맙고 감사한 일 투성인데 우리는 모르고 살아간다.

읽어봐야겠다.
원두를 갈기싫어
인스턴트로 마셨더니 입안이 텁텁하다.
몸을 움직여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려야 겠다.
오늘 하루도...
내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써야겠다.
이 노래가 내 안에 평화를 들여주는 것처럼...
맛있게 가사를 씹으면서 말이다..

한 낮엔 소낙비 시원히 뿌려줬으면...
.
.


그 길 그 좁은길로 가길 원해
나의 작음을 알고 그분의 크심을 알면
소망 그 기쁜길로 가길 원하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 가는길만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
살길 난 그렇게 죽기 원하네
삶의 한절이라도 그 분을 닮기 원하네
사랑 그 높은길로 가기 원하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 가는길만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
살길 난 그렇게 죽기 원하네
삶의 한절이라도 그 분을 닮기 원하네
사랑 그 좁은 길로 가기 원하네
그 깊은 길로 가기 원하네
그 높은 길로 가기 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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