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일
뒹굴면서 보내본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쉬는 오늘은...
그냥..
이러고 싶었다.

문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풀어진 채로 자다가..
영화보다가..
음악도 듣다가..
걸려오는 전화도 받다가..
문자 메세지도 주고 받다가...
늦은 5시쯤이 되어서야
밥을 비벼서 한 술 떴다.
복숭아 하나랑 요구르팅으로도
꼼짝을 안하는 내게는 충분한 식사였다.

어둠이 내리는 시간에
세번재 비됴를 넣다가
컴을 켜고 시를 읽었다.
주섬주섬 샤워를하고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보며
문득,
바람을 들이며 걷고 싶었다.
슬리퍼 직직 끌며
음식물 버리고..
작은 운동장 여러 번 돌았을까
얇은 쉐타속으로 바람이 조금 들어왔다.
'별..
별도 보이지 않네..
지난 주부터 너무 내 몸을 너무 혹사 시켰나봐
누워서 쉬어줘도 자꾸만 가라앉는 걸 보면...'

낮에 본 영화노트에 메모를 하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 사랑이 있음을
우리는 모르고 살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커피대신 홍차를 마시며
성서를 읽고 시를 읽었다.
성가를 들으면 평화가 내 안으로 스미는 것 같다.
가슴이 쿨럭 쿨럭~ 행복해진다..
낮게 가라앉았던 기분이 좀 나아졌다.

...
내일은 제사인데...
아버님 전화를 받고..
시엄마 전화를 받으면서..
어제 신부님 강론 말씀이 생각났다.
가족도..
살면서 점점 더 좋아지고 만나고 싶어져야 하는데..
점점 싫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에게 덫을 씌우고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친구도 적어지고..
점점 나의 사람들이 적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슬픔도, 기쁨도..모두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인데...
..
내일 저녁에 시간이 비워지면 말씀 들으러 가고 싶다.
아무래도 오후 내내 밍밍한 느낌으루
보낼지 싶어 묵주를 집어든다.

성가를 듣는 밤..
평화가 가득하다..

오늘도 '사랑의 샘'으로 충만했으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벗은
나 자신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벗도 나 자신일지 모릅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어떤 친구가 되어주느냐에 따라
내 인생과 운명은
다르게 결정지어질 수 있습니다..
.../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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