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봄아, 안녕?

cecil-e 2006. 3. 30. 00:03


노랑 불 반짝반짝~
하양 불 뽀송뽀송~
분홍 불 생글생글~

흙 빛 사이에서도 어쩜..
저리도 반짝이는지말야
발밑에서 꼼지락 거리는 초록 불만
이제 일어나려고 두리번 거렸어
음...초록 불은 꼬올~찌~

움츠리고 걷다가 내가 중얼댄 말
혹시 들었니?
"너네들 지금 활짝 웃어도
지금 난 꽁꽁 발이 묶였다고...
초록 불 커다랗게 켜지면
그때..
찰찰찰 뛰어서 달려갈거라구 했는데~
그때말야,
두 팔벌려 안아주고, 웃어주고
만져주고, 음...노래도 불러줄 거야~
정말, 정말이라구~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 ^^

.
.



오후에 말야,
무뚝뚝한 올빼미녀석이
쿠키들고 고모집 가던 워턴을 잡아갔잖아
달력에 그려진 동그라미 화요일!
그 화요일 땜에 내가 만난 작은 아이 울려고 했어
종이에 가지치기 그리며 매달은 생각열매들..
워턴이 끓여 준 노간주나무 차 처럼 맛났을거야
예쁜 아이도 첨 만났고, 동화 속 순남이도 만났지..
지나는 길에 바람도 참 시원했어
조금 춥기도 했지만...괜찮았어
어둑해질 때 갑자기 후두둑 비가 내렸어
후드티를 잡아당겨 머리를 덮었지
그런데 그럭저럭 맞을 만 했어
장 보면서 호박 찌개 먹고싶은거야
우리 유키 뼈다귀하나 물려주고
배고픈 거 억지로 달래며 모처럼 요리를? ㅎ
감자랑 양파, 호박이랑 매운고추 송송송~
버섯과 해물 넣고 보글보글~
음냐...고추장 호박찌개가 맛있게 됐엉
콩밥에 호호불며 호루룩~맛있는 저녁 뚝딱~
어제 숙제를 넘겨서 힘이 났나 봐
기분 참 좋았어..
아침 늦잠도 피곤을 데려갔고..
지금 또 숙제에 매달려 있지만
오늘은 좀 늦게 잘거야~
거의 다 해서
낮 풍경에 빠졌는데...
오늘이 개기일식이라는데..
정말 깜깜한가?

힘들어! 힘들어! 하며
하루가 꽉 차게 지나가고 있어
너희들 넘넘 보고 싶은데말야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라~
초록 불 환하게 켜지면..
그때,
햇살도 곰실대며 간지런 바람
내려 놓을거야
나아~
얇은 가디건 걸치고 신나게 달려갈게~
알겠지? ^^

.
.

오늘은 많이 걸었어
며칠 만에 밖을 나온 것처럼 기분도 좋았고
아침부터 많이 바쁜 날이었지만
지금 씽씽해~
너희들을 만나서 일거야
밤새 내리는 비로 숨으면 안된다아~
나무에 매달린 꽃불...
아침에도 보여주기다~응?

.
.

오늘은 바람이 찼어...
그래도... 좋았어..

봄아,안녕?
내일도..
너어~ 기대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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