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가장자리에서
동그라미를 하나 그린다.
그 안에 끔찍하게 사랑하는 내 아이들 넣고
오래 오래 살아도 참 좋은 내 남편도 넣고
생각만으로도 그리움이 삭혀지지 않는 내 어머니도 넣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리본을 단다.
끈으로 묶여 오래 오래 엉켜있길,
농익은 인정으로 오래 오래 삭혀지길,
서로의 마음으로 오래 오래 인내하길…
이렇게 이렇게 머물다가
안녕이라는 낱말로 내가 마침표를 찍을 때.
낡은 사진 속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들처럼
아주 선한…
눈빛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
... / 강 은 희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 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미어 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채울 수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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