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다시 아침창을 열며...

cecil-e 2005. 12. 20. 08:06


어둠이 사라지고 있는 아침이다.
베란다에 나가 화초에 물을 주며
이 추운데도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캘리포니아를 만져줬다.
석류나무도 잎이 다 떨어져 추워 보였다.
물을 주다 창 밖 풍경을 내다봤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는 거리에
웅크리고 종종걸음으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인다.

내가 눈뜨면 내려다 봤던
저 아래 옥상의 여름 꽃밭은
화려한 꽃들의 축제같았는데...
지금은 함지가득 덩그런
하얀 눈을 채우고 있어
을씨년 스러워보인다.

어제 잠깐 눈을 붙여서인가
아침에 일어난 건 무리가 아닌데
몸이 영~개운치가 않다.
여러 날 언니가 아프다.
밤 늦게 통화를 하면서
내게도 건너와서
영양제 하나 맞으라고 한다.

사실,
오늘 같이 잡힌 두 군데 스케줄
모두 거르고 싶은데..
미리 해 둔 약속이라 종일 밖에서
보내게 될 것 같다.
엄마가 보내준 호박에 꿀을 넣은 물을
뎁혀서 한 잔 약으로 마셔야 겠다.
내가 챙겨 드려야 하는데...
먹지 않고 버릴까봐
매일 전화를 하신다.

어제 포럼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가슴 곳곳에 곱게 스며든다.
수녀님이 들려주신 말씀을
다시 새기면서 오늘을 살아야지...

늦은 밤에..
드라마에서 흐르던 이 노래가
가슴에 비처럼 들어왔다.
그때,그리움의 소리가
내 안 깊은데서 휘젖는데...
입김만 훅훅 토하면서
싸아히 날렸었다.

아,
벌써 환해진 아침...
씻고 가방을 챙겨야 겠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
당신과 손잡고 감사히 시작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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