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문득, 오늘 네가 보고싶었어..

cecil-e 2005. 11. 18. 23:17


집으로 오는 저녁 길에...
거리에 부는 바람이
마음에까지 닿았드랬어.
어깨를 웅크리고 걸으면서
이 노래 여러 번 들었어.
자꾸만 들어도 좋아서
혼자 따라 불렀단다.
걷다가, 하늘을 보다가,
그리워하다가, 보고파하다가..
입속으로 뱅뱅 굴리며 말야.
근데,
왜 눈물이 그렁그렁 차는건지...
나두 모르겠어...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뿐~'
가슴이 아프게 떠오른 네 얼굴
갑자기 보고싶드라..
잘 있지?
잘 있는거지?
마음이 시려 울고 있는 건 아니지?



경복궁 역으로 향하는데
노란 은행잎이 카핏처럼
콘크리트 바닥을 뒹굴고 있는 거야
피해갈 수가 없어서 그냥 밟았어
낙엽이 부패하면서
나무는 풍요로와 지잖아
소로우를 생각하며 그래도...
쓸쓸해지더라~
전철안으로 종종 걸음으로 들어오는데
그때말야,
내 마음에 가을이 휙~ 지나가고 있더라
그러더니 추워지는 거야.
겨울이 서성이고 있었어.
난 아직 옷장에서
겨울 옷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싸아해지는 거 있잖아
방금..그랬어..

넌, 오늘 어떻게 보냈어?
가을로 가득차서
겨울까지 만나고 있었던 건 아니지?

아침에 헉헉 대고 나왔는데
그러고보니...
정말 종일 앉아만 있었네.
학교땐,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말야.
전철에 몸을 실으면서,
유리문에 비치는 내 얼굴이,
아니, 내 모습이 초췌해 보였어.
입술도 부르트고, 눈엔 졸음이 가득 고여있었거든..
그래도 좋았어.
내가 좋아서 만든 시간들..
같은 생각으로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모두가 있는 그 자체로서 웃을 수 있었다구.
그러니 나, 오늘 잘 보낸거지뭐.

집으로 오는 길에말야
추워서인지 칼국수가 먹고픈거야.
수퍼에 들려 두부와 호박을 샀지.
'음...누런 냄비에 호박넣고 칼국수 끓여
코를 맞대고 먹음 참 좋겠다~ '생각하며 웃었단다.

좁은 길을 걸으면서..
고개들어 어둔 하늘을 올려다 보았어.
우리 집도 불이 켜져 있었어.
'빨리 들어가 쉬어야지...' 했지.
바람이 차서 그런지,
하늘의 찬 별이 유난히 더 빛났어.
아주 똘망똘망한 아이 눈동자처럼 말야.
너두 올려다 봤니?
아픈 건 좀 어때?
아직도 마음이 많이 시린거야?

가을이 차갑게 들어온 저녁 길...

긴장의 연속으로
피곤하다고,
나, 아프다고..
말할 기력없이
아침부터 지금까지...
지친상태로 보낸 요즘..
자꾸만 자꾸만 추웠단다.
음산한 기운들이 몸에 신호를 보내나봐.
'빨리 들어가 자야지..' 했는데말야
허브 그림이 있는 머그잔에
차 한잔 가득 부어 내 방에 들어오니
또 멀쩡해지는 거 있지
그래서 그리운 안부...
이렇게 묻는거야~

.
.

지금 네 생각 할 수 있어서
다시 마음이 따스해졌어.
친구야,
이 노래 오늘 네게 주는 내 선물이야...
이거 듣고 힘내야 돼!
꼭!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