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튼열고 하늘을 보니 아침이 뿌옇게 흐렸다.
잠을 깨기위해 샤워부터 하고 쓰다만 이야기를 써내다가
가방을 챙겼다.
요즘 피곤한지 이 사람이 아침 잠이 길다.
겨우 챙기고 뛰었는데 청구쯤 갔을까..
최선생님한테서 어디쯤이냐는 문자를 받았다.
날라가겠다고~ 날리고
헨리 소로우의 '가을의 빛깔'을 만나고 있었다.
내안에 보랏빛 향기가 스며드는 것 같았다.
늦었어도 반갑게 맞아주며
손을 잡아주던 박이사님과 서간사님
가을의 여인처럼 카키빛과 아이보리 스카프가 참 예쁘다고~
그래서 함박 웃음으로 웃었다.
그렇게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건네며 강의를 경청했다.
오늘의 특강은 '미래의 노인복지와 자원봉사'였다.
'나비효과'처럼 시작은 미비하더라도
끝은 큰 의미를 부여하며 펄럭여야 함을 안다.
그렇다, 미래의 고령화는 참으로 심각하다.
선진국이 몇 십년 걸려서 찾아오는 고령화시대가
우리 나라엔 초스피드로 치닫고 있다고 한다.
2050년에는 한국이 세계 최고가 될거라 하셨다.
고령화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되는데...
그 어르신들은 참으로 훌륭한 분들이고
대접 받아야하는 시대가 되어야 하는데...
물건을 재활용 하듯이 그 분들의 능력을 그대로
묵혀버리고 잘라내서는 정말 안되는데...
박선이이사님은 아이들의 독서지도에만 치중했는데
앞으로는 노인들의 치매를 막기위해
노인들에게 책 읽어주기...도
신중히 추진하실 예정이라고 하셨다.
도서바자회가 진행되었고,
우린 차 마시며 선물받은 책과 바자회에서
'그림 읽어주는 여자'를 다시 만나 가져왔다.
보육원 가는 전철안에서 정말 행복하게 읽었나보다.
.
.
.
언덕을 오르는데 감나무에 감들이
잎을 떨구며 매달려 있었다.
새롭게 단장된 마루바닥...
새 책들..
예뻐진 교실,
보고싶었던 아이들...
가을 문집 준비로 시화를 만들었다.
선홍이와 성철이를 못 보고와 싸아~하지만
재성이,동화,선미,진영이,용철이,은별이...
그림도 잘 그렸고 글도 잘 썼다.
마당에선 군 고구마를 구워서
우리 반 교실로 날라주었고
아이들은 속살이 노랗게 익은 고구마와
가을도 같이 함박웃음 소리를 내며 푸짐히 먹었다.
그런 모습들을 몇 장 담았다.
천천히 꺼내봐야겠다.
울리지 않는 전화는 가방 깊은 곳에
그대로 자게 놔두고 집에와 남은 수업도
기쁘게 했다.
실력이 많이 좋아져서 그런가
녀석이 발표도 잘했다.
그래서 힘들지 않았다.
이제 걱정이다.
내일에 내야 할 과제...
커피를 갈고, 커피를 내렸다.
여리고 약하게 거실과 방안까지
선물의 향기가 고맙게 흐른다.
이 커피를 홀짝 홀짝 다 마실거다.
좀 늦게 자야할 것 같아서
다시 정신을 차린다.
오늘...
좋은 사람들 만나고,
아이들과 많이 웃고,
좋은 생각들만 했다.
그래서
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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