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지금...비 내리네...

cecil-e 2005. 8. 8. 21:56

어제 그제...
거의 움직이지 않고 밀린 작업을 했다.
머리 찍 묵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끈 나시 하나 걸치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음에
너무 편하고 좋았다.

내일부터 일주일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늦은 밤엔
아침에 만날 책을 읽어야지..

쏴아~ 쏴!
쏟아지는 비...
창문에 그려지는 물줄기
거실에 주저 앉아 창밖에 비를 내다봤다.
시원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저녁 빛이 내릴 때...
내가 하늘을 보기위해
베란다 나무의자에 앉았을 땐
한 줄기 소나기가 뿌려준 후였다.
어둠이 내리기 전..
저녁 빛이 세상에 잠시 머물 때
그 빛이 참 좋은데...
오늘은 놓치지 않고 만났다.

짙은 회색 구름속으로 오렌지빛 태양이
스멀스멀 기어 들어가고 있었다.
'저 빛이 들어가면 어둠이 내리겠지...
아~ 오늘...그래도 잘 보냈네..'

초록 벤자민이 열매를 달았다.
처음이다.
동그란 대추처럼 마주보며 두 개씩
열매를 달다니...
여름을 잘 보내고 있는 트리안과 아이비가
신통하다.
잔잔히 꽃피우던 매일초는 시들시들...
아마도 나의 소홀함으로 꽃을 피우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더울까봐 물을 줬는데...
'죽으면 불쌍해서 어쩌지...
엄마가 아끼든 건데...'

.
.

예지는 부산에서 오는 중일테고...
수지는 운동하고 오면서 낫뜨루 아이스크림을 사온댔다.
어제부터 스트로베리를 먹고 싶었는데
오늘 저녁은 천도와 아이스크림 몇 숟갈로 때워야 겠다.
혼자 먹게 되는 저녁시간을 놓치고 나니
너무 늦어 버려서 이런...

잘 쉬어 준 이틀~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다시 보였는데
내일 또 다시 내가 못 보는 풍경들이
문장의 숲에서 내 눈에 보여졌음 좋겠다.
암튼, 지금은 그저 개운하다.

뉴스에서 다시 만나는 태호의 웃음처럼
그 아이를 위해 잠깐 기도했다.
어쩜, 저리 맑고 힘찰 수 있을까...
세상엔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들 많구나...
그 세상에 꽃처럼 향기나는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오늘도 깊은 숨을 들이며 내 안의 아이를 만났다.
그 만큼만으로...살고싶다.

비가 얼마나 더 올까...
이렇게 비가 오면 그리움이 찰박찰박 차는데...
어쩌지...

.
.
그래도
오늘 밤 내내 빗소리를 들으면 좋겠다.

'♡나른한 일상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불더니 비오네...  (0) 2005.08.10
바람 불어 좋은 날~  (0) 2005.08.10
시간은 이렇게 여름을 지나갑니다.  (0) 2005.07.23
늦은 편지...  (0) 2005.07.23
슬프니?  (0) 200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