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을 닮아서인가?
동심과 함께 사는 친구들이라 그런가?
모두 맑아서 참 좋았다.
보고픈 얼굴들이 많이 보이지 않아
서운했지만..
내가 그 자리를 비웠듯이
샘들도 다시 화사히 모여
함께 웃음꽃 피울 날이 있으리..
여름 더위를 잘 이겨내려고
공부를 끝내고 삼계탕 집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고
따가운 햇볕을 피해 경인 미술관으로 갔다.

미술관 마당으로 들어서는데...
"어? 저 여인이 언제부터 저기 있었지?"
"그러게요. 저도 드나들면서 지금 처음 봤는데요.
샘, 저 옆에 앉아보실래요? 힛!"
짖궂게 장난을 쳤더니 아이처럼 얼굴이 빨개진 샘.
ㅎㅎ 참 귀여우셨당~ 그래서 한 컷 ~ ^^*



시원한 자리를 찾아 깊숙히 들어갔다.
병풍이 놓인 자리에 샘이 앉으시고
우리도 마주보며 동그랗게~
떡과 유과가 곁들인 시원한 오미자 화채,식혜,
매실로 더위를 식히며..
오랜만에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샘이 그랬다.
누에와 시냇물, 생명의 탄생,
막걸리가 담가지는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인생이 그러하다고..
작품도 그렇게 비우고, 보살피고
곱게 익혀서 내놔야 한다고..
"우리 늙지 말고 맛있게 익자!"
'그래, 꽃은 진종일 비에 젖어도
빛깔과 향기는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어.
문득, 도샘의 시가 생각났다.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생이 되어야지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되는 인생이 되면 안 되겠지...
잘 익어가고 있는 삶!
잘 발효되고 있는 삶!
그렇게 살아야겠지...'
고개를 끄덕이는데 너무 행복해서 가슴이 쿵쾅거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살구나무가 있는 자리를 보는데
아네스가 생각났다. 그녀를 위해 화살기도를 했다.



모두 툇마루에 앉아 단체사진 한 장 담는데
동화교실에 붙여놓을거라며
샘이 얼른 일어나 우리를 찍어주셨다.
함께 또 다른 장소로 이동
나는 저녁 수업이 있어 먼저 일어났다.
손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서둘러 서점으로 총총~
햇볕은 유난히 따가웠다.
.
.
한동안 나를 잊고 바쁘게 살았던 날들!
샘의 말씀을 생각하며
제자리로 돌아와 나를 작업한다.
수다떨고 싶어 간질거리는 손가락의 유혹을
내 안으로 차렷시키고
나는 오늘 그분 안에서 하루를 기쁘게 열었다.
가장 먼저 오늘 해야 할 일을 시작하며
기도를 하고 성서를 썼다.
참 잘했다. ^^*
날마다 자라나는 내 씨앗들을
정성껏 가꾸고 보살피리라.
비가 내리신다고 했는데
창밖의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다.




유키를 마당에서 놀라하고..



텃밭에서 오늘 먹을 만큼 빨개진 토마토를 따와
싱그런 여름을 씹는다.
오늘 하루도 초록으로 싱그럽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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