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비가 그쳤어..

cecil-e 2010. 8. 11. 00:58




텔레파시가 통한걸까?
왠지몰라
'지금 바쁠텐데...
그 일은 어찌됐지?'
하면서도 문득, 통화하고 싶었어.
그런데...
반갑더라~

사실,
그날 나..우울모드였거든.

바쁘게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해!

요즘 몸도 마음도 나른하게 지쳐있었거든.
자꾸만 종아리에 쥐가 나고 아팠어.
학교 다닐 때 몸이 좀 약해있을 때말고는
처음이야
덥다.
생각처럼 책도 안 잡히고,
글은 더 그렇고,
음악도..
그래서 영화와 드라마를 보았어.
수업도 이틀 뒤로 미루고..
완전히 쉬어 준 날~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고
쿡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몰라
빨리 이 여름을 보내고 싶어진 건
아마도 바람이 불면 보고 싶은 얼굴들을
맘껏 보고 싶어서일지도 몰라







오후엔 비가 내렸어.








네가 보내준 감자를 찌고






늙은 오이? 그걸 무쳐봤지.
텃밭에서 늦게 따와 통통하게 성이 난
매운 고추를 넣고 멸치조림도 하고








호박전이랑 꼬마감자조림도~
맛있게 먹으며 흥얼댔어.
사실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혼자 놀기에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야.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습관이 있거든.
오후엔 좋아하는 김정은이 나오는 드라마와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실컷 들었어.
행복해졌어.

마음이 푹 꺼져 있을 땐
한비야가 쓴 책을 읽곤 해
그녀의 책을 붙잡고 있으면
힘이 생겨
열중해야 할 일들이 생각났어.

주일
신부님이 들려주시는
지혜서의 말씀에서 내 모습을 보았어.
가슴이 쿵! 했지..
'그래,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거야.'

늘 깨어 준비하라는 말씀.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으라는..
그분은 도둑처럼 갑자기 오신다는 거지..

모든 것이 변해도
늘 한결같은 분!
그분이 있기에
내가 웃을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는지 몰라.

비가 내리더니 그새 바람이 시원해졌어.

어둠이 까맣게 내려왔어.

갑자기 졸린다.






가슴에 그려지는 얼굴들
그들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잘래

고맙다.

잘자..

.
.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하늘을 흐르는 강이 어디서 끝나는지 누가 알까.
운명도 미래의 일도 그와 같은 것이다.
가야 할 곳으로 갈 따름이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흘러가면서 즐겁게 살자.
그것으로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니까."

... 미야베 미유키/ 스텝 파더 스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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