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아침 수업을 가려다 깜짝 놀랐다.
"어? 눈 온다..자전거타고 가야하는데..."
"안돼, 택시타고 가 미끄러~"
"모~ 조금 오는데 가까워서 괜찮아"
"안된다니까아~"
이 사람과 실갱이를 하다 밖을 봤다.
어느 새 푸실푸실 내리던 눈발이 갑자기 펑펑 날리더니
유리창이 안개처럼 뿌애졌다.
우산을 들고 후드달린 점퍼를 입고 총총 걸어나왔다.

'음...자전거를 안타고 나오길 정말 잘했엉~'
하얀 눈을 신나게 밟으며 우산을 받고 나갔다.
걷는데 바람이 불더니
우산 속으로 눈송이가 마구마구 들어왔다.
'어쩌지? 택시탈까? 그냥 갈까?' 망설이는데
골목으로 설설 기어가던 택시가 내 옆에 섰다.
손님이 내릴동안 망설임없이
잽싸게 우산을 접고 탔더니만...
웅~~기본요금이면 가는 거리를 두배나 주고...

언덕도 못 오르고 내려서 걷다가
아파트에 들어서며 젤 먼저 내 눈에 들어 온 얘내들...
밤새 자신을 하얗게 내주고 머리에 하얀 눈모자까지~
주머니속에서 디카를 꺼내
담벼락앞에서 눈맞고 있는 너희들 담고..

돌아서는데 빨간 우편함..
눈에 확 띄었지...
너희들 뱃속에 정겨운 사연들 배부르게 들어있을까?
갑자기 편지 쓰고 싶어지넹~


하얗게 눈맞고 서 있는 자전거들...
우산을 접고 통통 뛰며 눈을 털고 아이들 만나고...

집으로 오면서 시계를 보았다.
1시간 남짓...빵과 김밥 몇가지 반찬을 사들고 택시를 타고...
먹거리 식탁에 차려두고 가방만 바꿔들고 갤러리를 향해 뛰었다.
또 택시...
"아저씨 전철역까지요, 안막히면 1호선 타는데까지면 더 좋구요."
"아가씨 맘이죠~"
'우~ 아가씨라고? ^^ '
"히죽^^* 웃고 ...안막힐 것 같아요..1호선 타는데로 가주세요. ㅎ"
이상했다. 시내로 나가는 차들이 별로 없었다.
쓩쓩~~ 잘도 달렸당~


RODIN gallery 에 헉헉거리며 도착하기 전 수희를 만나고..
또 정애와 정애친구도 만나고...
Michael Joo의 작품세계를
눈 오는 날에 갑자기 보게 될줄이야~
총총~~ 들어갔다.
.
.
상미가 도슨트로 설명을 하는 걸
그이 사고로 다 놓치고...
오늘 2시에 설명이 있다고해서
수업을 오전으로 당겨 부지런을 떨고
고마운 마음에 주말이라 동생들을 불렀는데
모두 좋아라~ 해서 갑자기 이루어진 일들..
정말 다행이었다.
..
젤 꽁지로 달려갔지만...
막 설명이 시작 되고있어서
Michael Joo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
신기한 상태로 접할 수 있었다.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에너지의 순환,
소통과 경계...
2천 파운드의 MSG위에서 헤엄치고,
유타주의 소금사막을 누드로 걷고,
한국 산야에서 작가의 몸에 묻은 소금을
사슴이 와서 핥아 먹게되는 장면까지의
'소금이동의 순환'은 정말 놀라웠다.
노란 더 노란 가장 노란? 의 놀라움
북미 대륙부터 알라스카에 서식하는
코요태의 다양한 형상들은 실제의 모습같았다.
인간 세계와 자연의 주변을 넘나드는 동물인
코요태는 이리모습과 비슷했다.
우리가 한 발자국 내디디는
아주 미세한 찰나의 에너지가
0.0273 calories란다.
인간 모두가 자연을 동화해야하는 것을
정복하려하는 서양세계의 사고를 비판하는
광활한 알라스카와 석유드럼통의 연결된 사진도
참 인상적이었다.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예술세계에 놀라웠다.
눈오는 날 겨우 짬을 내어 달려 온 짧은 시간..
기억에 남는 주말 오후를 만들어서 뿌듯했다.


kfc에서 치킨 몇 조각으로 웃고, 차 한잔 더하러 걷다가..






성공회대 앞에서 찰칵~
전철에서 그이 만나 현대에서 먹거리 사들고
병원방문..갓김치 얻어들고 집으로~
또 치킨...
유명하다는 갓김치에 밥 한술 뜨고 종일 떨었던 하루를
뜨끈히 녹였다.
낮시간에 겨울다운 겨울을 보낸 오후를 꺼내면서...
공연보고 주머니 털어 예지가 맬맬 노래를 부르며 좋아한다는 아이스크림
(로마의 휴일에서 햅번이 즐겨 먹던 이태리 아이스크림이라나...
난 발음이 꼬여서 잘 안외워진당~)을 사와
숟갈들고 모여앉아 그 자리에서 비워내고~ 쥐포까지 질겅질겅~
으~~ 우리 집 이러다 돼지랑 그지되겠넹~
가계부써야지..글구 기도하고 얼른 자야지...
'주님, 오늘은 넘 오랜만에 외출이라~
봐주세요, 내일은 주님 만나러 갈게요..
기도도 꼭 하고 잘게요~ㅎ
벌써 2시가 넘었는데...
꼬맹이랑 유키만 자고...
여전히 잘 생각이 전혀 없는 ? ...
나부터 서둘러야지 싶다...
눈 오는 날~ 오랜만에 외출~~
또 하루가 지나갔네..
눈도 그쳤고...
눈꺼풀이 무겁궁..
이제 그만 주저리~~..
.. so long ...end!
'♡나른한 일상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 하루 또... (0) | 2007.01.20 |
---|---|
일주일 단상... (0) | 2007.01.12 |
'행복한 소포'를 받고.. (0) | 2007.01.02 |
12월 송년 포럼을 하던 날에... (0) | 2007.01.01 |
12월 나팔꽃 피던 날에... (0) | 2007.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