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눈 내린 일요일 아침에...

cecil-e 2006. 12. 17. 14:42



아침에 일어나 창문부터 열었어요.
지붕위에 하얗게 내린 눈은 그대로 있는데...
차들이 밟고 간 자리는 물이 되어 녹아있었지요.
고개를 빼고 아래를 내려다 보다 나무위에 달린 눈꽃과 인사했어요.





아직 꼬마녀석들이 눈이 온 줄 모르고 쿨쿨~인가봐요.
저 쪽 놀이터에 발자국하나 없는 걸 보면요.






하얀 눈때문이예요.
일요일마다 아침 잠이 많아 저녁에 달려가던 성당을
오늘은 서둘렀답니다.

걸어가려다 늦을 거 같아 자전거를 타고 조심조심~
내일 아침에 드릴 새벽 미사 봉헌을 써서 제출하고...
기쁜 마음으로 드린 시간...
중고등부 미사라 성가가 더 아름다웠어요.

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성당 마당에선 오뎅국물 나눔이 한창이었어요.

전 담벼락 위에서 노래부르는 아기 천사들의 합창소리를
듣기위해 자전거 열쇠를 풀며 하늘을 올려다 봤어요.
기분이 상쾌해졌답니다~




골목 시장길을 따라 걸으며...
자전거 바구니에 귤과 빨간 토마토와 뾰족감을 담고
소피아가 좋아하는 쫀드기랑 리사가 좋아하는 치토스와 초코렛
스테파노가 좋아하는 호빵, 제가 좋아하는 하얀 백설기랑 징편도 담았어요.
미역줄거리랑 김치찌개에 넣을 돼지고기도 조금 사들고...
젖은 눈길을 살살 달렸습니다.
이제 집에 들어가면 꼼짝않고 문밖 출입을 안할 거거든요 ㅎ




집으로 들어서는 좁은 길이예요.
보세요~ 눈꽃 울타리가 하얀 솜사탕처럼 포실거리는 겁니다.
자전거에서 내려 여기저기 둘러보며 걸었어요.
손이 시렸지만 뭐~ 이정도쯤은 견딜 수 있었어요.





자전거를 끌고 걷다가 지붕위에 하얗게 내려앉은 눈꽃도
조금 올려다 보곤 쌩~ 달려 들어왔습니다.
놓고간 핸폰에 축복의 문자를 보내주신 신부님~
제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어요~♪


커피와 오미자 차 한잔으로 달콤하게 속을 적시는데
창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옵니다.
'오늘은 그냥 춥기만 하지...
눈꽃을 조금 더 볼 수 있게 말야~
그래야 바구니에 담아 온 떡도 맛있을 텐데...'
구시렁대며 커튼을 칩니다.

오후 쯤 되면 흔적도 없이...
저 하얀 눈꽃이 스르르~ 녹아내릴테지요..

오늘 아침 부지런 떨은 건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웃습니다.




오후 내내 제 방에 머무는 님들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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