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동화세상

[스크랩] 동화 할머니네 19세기 집 구경

cecil-e 2006. 12. 13. 22:37
» 타샤의 정원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월북 펴냄. 1만2000원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지음. 리처드 브라운 찍음. 공경희 옮김. 월북 펴냄. 9800원
미국 사람들이 마음속 고향처럼 여기는 곳,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가 자급자족 하는 삶을 추구했던 버몬트주에 ‘비밀의 화원’이 있다. 동화책에 나오는 그림같은 집, 엽서에 나오는 동화같은 풍경이 실제로 현현한 듯한 타샤 할머니네 정원이다. 자연에 자를 대고 줄을 그은 것 같은 서양 궁전풍의 정원이 아니라 자연을 화폭으로 하고 꽃을 물감삼아 그린 듯한 자연스러운 19세기 영국풍 정원이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타샤 튜더 할머니네를 구경할 수 있는 책 <타샤네 정원>(공경희 옮김·윌북 펴냄)과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가 나왔다. 어떻게 찍어도 그림엽서 풍경이 되는 아름다운 정원과, 자신이 만들어낸 소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조물주같은 할머니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는 책들이다. <타샤네 정원>은 꽃을 통해 타샤와 친구가 된 지은이가 옆에서 보고 느낀 것을 들려주는 책이고,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는 타샤 본인이 직접 쓴 생활 에세이다. 타샤 튜더 책으로는 처음 나왔던 <맘 먹은 대로 살아요>(2004)처럼 두 책 모두 리처드 브라운이 사진을 찍었다.

» 타샤가 낸 동화책 속 코기빌은 겨울이 길다. 그림은 1988년 <필로멜> 북스가 펴낸 달력.
올해 아흔한 살인데도 여전히 정정한 이 ‘예쁜 할머니’ 타샤는 세 가지로 유명하다. 우선, 타샤는 스물세 살에 첫 책을 낸 뒤 지금까지 70년 가까운 세월동안 100여권의 책을 낸 유명한 동화작가다. 식물과 동물이 어우러지는 그림을 그리는 삽화가로도 그 못지않게 유명하다. 백악관에서 쓰는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림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림 같은 정원’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둘째 며느리가 한국 사람인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타샤가 버몬트의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1971년, 노년기를 앞둔 쉰여섯 살 때였다. 평생 자연속에서 사는 삶을 꿈꿔오다가 그 해 낸 동화책 <코기빌 페어>가 성공을 거둔 덕분에 인세 수익으로 버몬트주 코네티컷강 건너편에 30만평을 샀다. 버려진 감자농장터였다. 큰 아들이 집을 지었고, 타샤는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35년, 할머니는 요술 부리듯 척박한 땅에 마법의 정원을 펼쳐놓았다. 타샤의 정원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뚝딱 만들어낼 수 없는 게 바로 정원이란 것을, 오랜 세월 가꾸고 닦는 손길이 있어야만 피어나는 게 정원이란 걸 보여준다.

이 그림같은 집에서 타샤는 조금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몸을 놀리며 자연친화적인 삶을 실현하고 있다. 해마다 1천개가 넘는 알뿌리를 심고, 염소젖을 짜 치즈를 만들고, 자기가 좋아하는 다리 짧은 코기종 개들과 앵무새를 키우고, 실로 조종하는 인형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인형극을 보여준다. 그러는 틈틈이 동화를 짓고, 집 구석에서 그림을 그린다. 입는 옷은 언제나 19세기 옛날 옷, 그릇도 가구도 19세기 것을 고집한다. 자신이 1830년대에서 환생한 것이라고 믿는다. 누가 직업을 물으면 언제나 ‘가정주부’라고 대답한다. 가정주부야말로 찬탄할 만한 직업이며, 잼을 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다며.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 버려진 감자농장 터를 산 타샤 튜터는 35년 만에 요술 부르듯 ‘마법의 정원’을 펼쳐놓았다. 이 집에서 타샤는 해마다 1천개의 알뿌리를 심고, 염소젖을 짜 치즈를 만들고, 다리 짧은 코기종 개들과 앵무새를 키우는 틈틈히 동화를 지으며 산다.
» 타샤는 골동품 의상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 1770년대부터 1870년에 이르는 스타일을 연대별로 수집해놨다.





출처 : 함께 하는 세상
글쓴이 : 행복한 바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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