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괜한 생각들을 하며...

cecil-e 2006. 5. 4. 10:51


며칠동안 나는 봄날의 가을이었다.
이기로 가득찬 공기속에서 질식할 것같은 구토가
내 온몸으로 스멀스멀 기어와 한없이 쓸쓸해져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착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착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다.

토머스모어를 만나며 그의 정직함으로
마음이 씻겼고, 비오 신부님의 고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지만 주님의 사랑과 거룩함속에
작은 평화가 내 안으로 스며 들어왔다.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들이
왜 나와 다를 수 있는 건지..
왜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건지...

그분이 주는 평화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가슴이 벅차게 피어 올랐던 추기경님서임미사..
같은 자리에 있어도 은총을 못 받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래서...
그곳에서도 그들을 보며 가을이 서걱거림을 느꼈다.

어젠...
좋아하는 두 수녀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참 행복했다.
오늘부터 아름다운 피정속에 머무르신다고 하셨다.
내게 귀한 만남으로 사랑을 주시는 그분..
그분의 사랑만이 영원함을 요즘 알게 된다.

...
조금씩 다른 공기가 섞여지고
빛이 바래지는 사랑...
같다고 생각하는데 같지 않게 느껴지는 느낌..
이건...무언가...싶고,
혼란스럽다가 또 멀쩡하다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지가 않다.
그렇게 흐려지면서 세상속의 또 다른
모습들이 내 안으로 들어오나보다.

잠이 달게 내리는 아침이었는데..
노래를 들으며 잠이 깼다.

.
.

오늘도 ...
내 안의 나를 만나며
쓸쓸하지 말아야 할텐데...
정말... 잘 살아야할텐데...

.
.

누구도...내가 될 수는 없는거다.
내가 그들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오래전 듣던 노래
다시 꺼내 들어도 좋은 것처럼

...

언제나 그랬음좋겠다...




... 생각해보면,

이토록 완벽하게 나의 의식을 지배 해온 것이
너라는 사람인지 또 다른나인지 알수가 없어.
누가 알겠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진실인지 허구인지,
내가 살아있는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우리가 듣는 음악들이 존재 하는지 존재 하지 않는지,
눈에 보이는것들이 과연 믿을 만한 것들인지,
무엇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것들.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아는 것이 있어.
나는 행복해지고 싶어.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그러고 싶었다고 생각해.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 해지는 걸까?
그런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었어.

그리고 지나간 시간속에서 나는 행복했어.
너에게 편지를 쓰면서,
너의 편지를 기다리면서,
우체국을 가면서 우표를 사면서,
전화를 걸면서,
너의 꿈을 꾸면서,
깊은 밤 잠 속에서 깨어나 희미한 너의 목소리를 기억하면서,
모든 시간이 너를 통과할 때마다 나는 행복했어.

너를 알게 되어 행복했어, 고마워..

... 그림같은 세상, 황경신 26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