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소리 하나가 / 박선희

cecil-e 2006. 1. 24. 12:09


내가 가령
'보고싶어'라고 발음한다면,
그 소리 하나가
너에게로 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을 촘촘히 꿰고 갈까

팽팽한 허공의 긴장 한 자락을
맨 먼저 꿸 거야
그리고 온몸에 푸른 물이 든
불룩해진 욕망을 꿰고
뒤엉킨 고요가 뱉어놓은 아뜩한 통증과
수취인 불명의 길 끊긴
숨은 풍경과
욱신거리는 길의 허기진 맨발까지
알알이 꿴
'보고싶어'라는 소리

너에게 닿는 순간
치렁치렁한 목마름의 목걸이가 되어버린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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