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선물 같은 하루...

cecil-e 2005. 7. 19. 01:18



지치고 또 지치고...
아침부터 푹푹 쪘다.
난 이렇게 덥고 지치는 여름은 싫다.
.
.

포럼은 정말 일본 문화와 역사까지 접근하면서
열띤 토론을 했다.
새로운 팀과 합류하여서 낯선 얼굴인 아나다시아님이
진행을 하셨는데 정말 준비를 철저히 해 오신 듯 했다.
책을 다 보고 가서 내 생각들을 말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나보다 다 언니들이라 금방 친숙해 졌다.

제니 언니가 내미는 버버리 봉투속의
고운 엽서들과 작은 인형..을 받고 기뻤다.
빨리 열어 보고 싶었지만 가슴에 콩~박히는 설렘은
집으로 와서 볼 때 까지 충분히 기다리는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외국여행을 할 때마다 나에게만은 꼭 선물을 챙겨다 주는
언니가 고마워서 나도 선물을 한다고 하니까
give and take는 하지 말자고 한다.
그냥 언니가 주고 싶어서 주는 거니까 받기만 하면 된다고...
고마운 언니..

내 곁엔 고운 빛을 지닌 사람들이
다양한 빛으로 머물러있어
나는 참 행복한 것 같다.
그래서 또 감사한다.

마리아 수녀님은 영상파트로 발령 나셔서
음반 작업을 담당하신다고 했다.
새로운 포럼 총 담당자 수녀님이 오신다고 하니
그것도 나가야가 생각한 대로 '주님의 뜻'일거라 믿는다.
오늘 나가야를 통해 내 친구에게 주님이 머물도록
기도 우체통에 기도를 적고 왔다.
우리 아이들의 작은 바램들과 가족..그리고..

도미니카 언니의 꽈샤(대체 의학, 물 소뼈로 하는 혈) 맛사지를
담이 저리다는 루시아 언니를 모델로 우리 몸속의 독을 빼내는
작업이 행해졌는데 얼마나 재미있게 하는지 모두 즐겁게 공부했다.
복숭아씨 빛깔처럼 붉은 핏물이 겉으로 드러나는 걸 보며
참으로 놀랍고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몸속에 저런 독이 밖으로 표출되다니...
그것이 심하면 알맹이들이 쏟아진다고 하니 놀라웠다.
나도 배워서 아픈 사람들을 해 주고 싶었다.

8월 방학하고 9월은 내가 진행이다.
'관계'란 주제를 갖고 영화와 책을 선정해야하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하고 알아봐야겠다.
정말 아름다운 포럼이 되도록 맛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텐데...
모두 땀을 흘리며 웃어서 아이스벨리로 가자고 하여
시원하게 가슴까지 축이고 9월을 기약하며 헤졌다.

오늘은 난 벼르다 나온 터라
교보엘 들려 쌤이 보라는 책을 보려고 서성댔는데
사람들이 방학이라 그런지 밀물처럼 밀려다녔다.
덥고 기운도 없고..입고 간 옷들이 죄다 흰색이라
털썩 주저앉지도 못하고... 수첩을 꺼내서 노트를 하다가
자꾸만 까부라지는 내 체를 겨우 추스리고 집을 향해 왔다.
택시라도 집어타고 오고 싶었지만 차들이 막힐 거 뻔해서
축 처진 어깨를 하곤 겨우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왔다.
넘 힘드니까 음악도 귀찮아 엠피도 가방 속에 처넣고
멍청히 앉아있었다. 눈은 자꾸 퀭하게 들어가고 있었다.
내일 수업할 아이들이 방학이라
오전부터 시간을 짜니 3시면 일이 끝날 것 같다.
'아~그래도 일찍 끝나니 좋다아~'
휴우~ 집에 와서 씻고 나니 살 것 같았다.



제니 언니가 준 예쁜 박스를 열어 언니가 말한 대로
'체치야,10분 동안은 참 행복할 거야'란 말을 기억하며 개봉했다.
난 30분도 넘게 만지작거리며 바라보고, 사진 담으며
'이건 누구한테 쓰면 좋을까~ '생각하느라
한참 뒤에야 언니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건넸다.

누구에게나 기쁨을 주는 선물..
여행 중에서 나를 생각하고 골랐다는 그 마음이...
더 고마운 선물이지 않은가...
내일 오후에 바람 한 자락 불어 주고 비까지 내려 준다면
여러 장의 엽서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 또 선물로 달려 갈 텐데...

.
.

오늘 많은 생각들이 순간순간..
뇌리에 오뚜기 처럼 섰다 누웠다 했다.
조금씩 바래지는 것인지...낯설게 느껴지는 것인지...
묘하게 부딪히는 혼선이 뜨끈한 여름 속에 더워지다가...
이런 느낌은 싫은데...
모두들 여름 속에 지쳐 가나보다.
나는 이런 땀내 나는 눅눅한 여름은 정말 싫다...
싱싱한 과일이 많아서 그건 다행인데...ㅎ
.
.

오늘도 내 안에 오신 주님..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선물 같은 하루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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