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머니를 뒤지니 동전 나온다
100원을 뒤집으니 세종대왕 나오고
50원 뒤집으니 벼이삭이 나온다
퇴근길 버스 정거장에서 동전을 뒤집으며
앞에선 여자 궁둥이도 훔쳐보며
동전밖에 없어 갈 곳은 없고
갈 곳 없어 아득하여라
조정에선 이 좋은 날 무엇을 할까
나으리들은 배포가 커서 끄떡도 않는데
신문에 나온 여공의 죽음을 보고
동전밖에 없는 제 자신도 잊은 채
울먹이는 못난 나는 얼마나 작으냐
말 한마디 큰 소리로 못하고
땡볕에 서서 동전이나 뒤집으며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다보탑 뒤집으니 10원 나온다
주머니를 뒤집으니 먼지 나오고
먼지를 뒤집으면 뭐가 나올까
생각하며 땡볕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무엇이든 한번 뒤집기만 하면
다른 것이 나오는 게 신기해서
일없이 일없이 동전을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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