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참 빠르다
며칠 심심해서 어떡하지...그랬는데
비행기로 채 두 시간도 안 되는 거리니..
내일 밤이면 작은 아이가 온다.
일본에서 보낸 며칠간의 여행이 행복했으리라.
속닥속닥 즐거운 수다를 들어야지.
언제부턴가 난
모든 게 따분하고 귀찮아졌다.
나이 탓인 건가.
환경의 문제인가.
언니와 함께 아랫지방부터 훑고 오자고 했는데...
또 미루고-
문우들이 MT를 가자고 해도
핑계를 대고 쉬고 싶으니..
아이들이 커도 자유로워지긴 힘드니...
찬바람불면 여행을 떠나리라 꼭!
.
.

유년의 동무들!
지난주는 그랬다.
아침잠을 깨우며 걸려온 전화!
고향에서 배달되어 온 자두와 옥수수
봉지에 내 이름이 적힌 걸 보며 가슴이 쿨럭였다.
그날은 내 동화 속에 등장하는 동무들과
질펀히 앉아 강가에서 잡아온 달팽이를 꺼내먹었다.
달밤에 툇마루에 앉아 먹던...
유년의 칠월 강가를 거닐면서 말이지...
8월 끝 주에 만날 동무들!
아끼며 기다려야겠다.
.
.

아침잠이 달았다.
꿈속에서 무지개떡과 파인애플이 박힌
'햇살 시루떡'이란 걸 먹었다.
울엄마 떡 좋아하는데 가져다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문자소리에 깼다.
참 이상도하지..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꿈 얘기를 풀어놓았더니
"밤에 꾸는 꿈이 진짜지..훤할 때 꾼건 남의 꿈이야
혹시 감기 들릴지 모르니 조심해.
엄마한테 떡 안 가져오길 잘했다." 하신다.
'크흐~정말 실제처럼 그 맛이 생생했는데
그래서 혼자 먹기 아까웠는데..그렇구나..'
문자를 열었다.
"오늘 별일 없음 머리 하러 가자!"
떡은 날아가고 잠이 덜 깬 채 전화를 돌렸다.
"모두 나가고 또 잤어. 그래 그러자!"
꿀꿀한 기분일 땐 머리를 잘라주는 것도 괜찮지..
그새 더부룩하게 자란 머리를 조금 다듬어야지 했는데
친구랑 머리를 자르고 왁싱을 하고...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집으로 와
다시 감았다.
개운하고 가볍다.
고마운 친구^^*
그제부터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알레르기가 났다.
팔에도 얼굴에도 조금씩..
'뭐지? 아! 제육볶음!'
약사처방을 받고 약을 먹고 발랐다.
유키에게 밥을 주고
커피를 내려 딸아이 방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를 다시 풀고--
두 시간은 그렇게 행복해졌다.
비가 내릴 것처럼 흐리더니 저녁 무렵에 햇살은 환하다.
몇 개 안 되는 빨래를 널고 자두를 먹는다.
8월인데...
벌써 첫주가 이렇게 가고 있구나!
티브이에서 멋지게 강의를 하던 희망특강 여강사가 떠올랐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만큼 알아지는 것이다.
내가 익혀지고 완숙해지는 거
그 향기로움은 풋풋할 땐
설익어서 절대 맡을 수 없겠지...
팔이 조금 덜 아프다.
지난 가을이었나?
친구와 행복하게 보았던 이 영화!
그 설렘을 이 저녁에 데려온다.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
식은 커피
이야기가 있는 공책
보라색 펜
그리운 안부를 전해주는 핸폰
내 노트북..
책상 위에 있는 것들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래, 오늘도 난 잘 살았어.'
내가 나에게 행복을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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