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부터 조금씩 먹구름이 내려오는 걸 보니
또 비가 오려나?

주말 오후마다 걷는 뒷산에서 조용히 피는 분꽃

옆자리엔 도라지꽃이..

유키랑 숲을 걸어 내려오는데

잘 따라오다가 이 녀석 꼭 멈춰서 뒤를 돌아본다.
그건 뒤에 오는 사람을 기다려주는..
'녀석, 참!'





이 흙길 옆엔
호박밭이랑 여기저기 개망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삼사십 분 이렇게 걷고 오면
요 녀석 물 많이 먹고 콜콜 단잠에 빠진다.
더 푸르러진 여름 숲!
흙을 딛고 하늘 한 번!
입을 벌려 심호흡 한 번!
그렇게 숲의 기운을 가득 들이고 온 주말 오후~
힘을 낸다.

땀을 흠뻑 쏟고 들어와 기도를 드린다.
또 일주일이 초록으로 피어나길 소망하는 푸른 기도를...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살펴보시어 아십니다.
제가 앉거나 서거나 당신께서는 아시고
제 생각을 멀리서도 알아채십니다.
제가 길을 가도 누워 있어도
당신께서는 헤아리시고
당신께서는 저의 모든 길이 익숙합니다.
정말 말이 제 혀에 오르기도 전에
주님, 이미 당신께서는 모두 아십니다.
제가 새벽놀의 날개를 달아
바다 맨 끝에 자리 잡는다 해도
거기에서도 당신 손이 저를 이끄시고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잡으십니다.
어둠이 나를 뒤덮고 내 주위의 빛이
밤이 되었으면! 하여도
암흑인 듯 광명인 듯 어둠도
당신께서는 어둡지 않고
밤도 낮처럼 빛납니다.
정녕 당신께서는 제 속을 만드시고
제 어먼 배 속에서 저를 엮으셨습니다.
제가 오묘하게 지어졌으니 당신을 찬송합니다.
...시편 139,1-5,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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