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 되는 거였어
눈망울 초롱한 아이들과 만나고 싶었어
아직도 내 꿈은 좋은 선생님 되는 것.
헐벗은 아이들 싸안을 옷 한 자락으로
창밖에는 햇살이 언제나 교실에 가득한
살아가는 얘기 들려주는 시골학교에
나뭇잎 내 나는 계집아이들의
먹 머루 빛 사내아이들의 선생님
험한 물살 흔들리는 아이들의 징검다리 되고파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가 되고 싶어라
푸른 보리처럼 자라나는 아이들 위하여
거름 되는 봄 흙 이고파
... 도종환 시 / 이경숙 곡 / 이순이 노래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님이 되었다.
그러나 하루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 문제만 풀어주는
그런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다.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듯하게 아이들을 속여 넘기는
때 묻지 않은 아이들 편에 서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도 내 꿈은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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