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떠난다고 하길래...

cecil-e 2006. 9. 17. 22:53



떠난다고 하길래
다만,
손을 흔들었지

떠난다는 너에게
딱히 보여줄것이 없어서
멀찌감치 서 있는게
왠지 허전해서
한쪽 팔목이
들렸다 내려앉은 것 뿐인데
손을 흔들고
마음을 흔들며
온 몸이 내내 흔들렸네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한때는 우리가 하나였다니
우리가 한줄기였다니
눈물이 난다

모르고 스쳐가고 스쳐오는
저 바람처럼
떼어놓았다 마주치고
마주쳤다 떼어진
나와 나도
이젠 더 이상 같은 길을 가지 못하리
바람처럼
이길 저길을
등을 돌리고 떠돌아야하리

손을 흔들어 보인 것 뿐인데

다만
손 한번
흔들었을 뿐인데...


... /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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