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날이 흐르고..
난 정신없이 빠르게 시간속에 묻혀 살았다.
워크샵, 가족과 함께한 하루
어젠 아침 모임으로 양평 숲으로..

오후엔 간송미술관으로..
저녁엔 안톤체홉의 연극을..
발바닥이 아프도록 볼거리들을
내 안에 담고, 묻히고, 그렇게 빠르게 시간속에
나를 들여넣고 다녔다.
그이가 전화 했을텐데...
일주일의 러시아 출장이 어떤 세계를
가져다 줄지 모르지만 매일 바빠서그런지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
집을 비워 엄청 나댕기는 줄 알면 어쩌지...싶다.
가만히 앉아 손을 풀어야 하는데 습관이 참 무섭다.
내일은 교재 신청을 하고
배달되어 올 물건을 기다리며
손을 좀 풀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수지 방 정리를 계속 미뤘는데 이번 주 부터
제대로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방을 꾸며줘야 겠다.
어둠이 가득한 시간..
별하나 유난히 반짝인다.
아름다운 오월은 사연도, 생각도,
내게 많이 건네준 시간들이었다.
나아~ 이렇게 오월을 보낸다.
마침표와 함께 시린 기억들도 같이 지우면서...
마음 한 켠에 깊게 자리 박히지 않아 정말 다행이야..하며..
그것으로인해 나는 또 흐린 판단을 재정리 할 수 있었다.
익숙하고 귀한...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잃을 뻔 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그분께 지혜와 느낌을 주심에 감사한다.
...그저 가만히 있으라한다.
미워하지 않는다..
기도해야지...그래야지....
바람이 잦고 비가 내렸던 시간들..
꿈을 꾸는 듯한 휘청거림으로 찜찜했던 일들...
매듭을 잘못 묶을 뻔 했던 나의 보따리..
선생님의 시를 읽으며 관계맺음과 아름다운 인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아침이었다.
그로인해 오늘 내게 기쁨으로 찾아와준 두 사람!
내가 그녀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다니 행복했다.
차가운 가슴에 꽃자리를 찾은 또 다른 그녀
그분은 나를 통해 나의 보따리속에 그녀들을
착한 마음으로 들여놓으셨나보다.
웃을 수 있어서 햇살만큼이나 고왔던 하루였다.
오늘...
투표로 어수선했지만...
이제 낮시간이 평화로운 바람으로 출렁일 것 같다.
내일 작고 예쁜 테이블이 배달되면 성모님과 촛불..
기도서와 성서 그리고 묵주를 곱게 올려 놓아야지...
기도하는 내 자리를 왜 진작 마련하지 못했었는지...
시간이 아침을 몰고 오기전에 자야할까부다..
유키녀석은 그이가 없어서
저녁마다 자꾸 현관문쪽으로
귀를 세우고 있다.
아마도 기다림인 것 같다.
전화벨 소리만 나도 이리저리 뛰더니 잠이 들었다.
눈이 감기고 배도 고프려하고 피곤이 와락 밀려온다.
...
건강에 신경을 좀 써야 할 텐데..
오늘이여..안녕,
난 따끈히 뎁혀진 이불속으로 ~~
...잘 자자..
오월아, 잘 가라~
바람으로 지나가는 사랑을 보았네
언덕의 미루나무 잎이 온몸으로 흔들릴 때
사랑이여 그런 바람이었으면 하네
붙들려고도 가까이서 얼굴을 보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만 떠돌려 하네
젖은 사랑의 잔잔한 물결
마음 바닥까지 다 퍼내어 비우기도 하고
스치는 작은 풀꽃 하나 흔들리게도 하면서
사랑이여 흔적없는 바람이었으면 하네
.
.
..사랑에게 / 김석규

'♡나른한 일상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날..강마을에서.. (0) | 2006.06.08 |
---|---|
느낌을 주으며... (0) | 2006.06.05 |
강의실에 울려퍼진 로망스~ (0) | 2006.06.01 |
오늘도... (0) | 2006.05.31 |
축령산에서의 하루~ (0) | 2006.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