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들아 곧장 집으로 가지 말고
코스모스 갸웃갸웃 얼굴 내밀며 손 흔들거든
너희도 코스모스에게 손 흔들어주며 가거라
쉴 곳 만들어주는 나무들
한 번씩 안아주고 가라
머리털 하얗게 셀 때까지 아무도 벗해 주지 않던
강아지풀 말동무해 주다 가거라
얘들아 곧장 집으로가
만질 수도 없고 향기도 나지 않는
공간에 빠져 있지 말고
구름이 하늘에다 그린 크고 넓은 화폭 옆에
너희가 좋아하는 짐승들도 그려넣고
바람이 해바라기에게 그러듯
과꽃 분꽃에 입맞추다 가거라
얘들아 곧장 집으로 가 방 안에 갇혀 있지 말고
잘 자란 볏잎 머리칼도 쓰다듬다 가고
송사리 피라미 너희 발 간질이거든
너희도 개울물 허리에 간지럼먹이다 가거라
잠자리처럼 양팔 날개 하여
고추밭에서 노을지는 하늘 쪽으로
날아가다 가거라
...종례시간 / 도종환

교실 안에서 가방 챙기며
선생님이 해주시는 종례를
듣고 싶다.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종례시간이라면
학교가기가 얼마나 행복할까요..
햇살내리는 창에 커튼을 드리우며
하얀카라의 교복을 입고
다시
그리운 그 교정의 뜰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그리운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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