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마음도 몸도 가을을 넘어 겨울이다.
가슴에 붙은 메마른 이파리들이
서걱서걱 구멍을 낸다.
뼈 마디마디 숭숭 뚫린 아픔으로 시리다.
거리를 디디면서...
햇살을 올려다보지 못해 바람만 들이켰다.
내 몸이 온통 바람인데...
꾸역거리는 액체들이
온 몸에 줄줄 흐르는데..
너 마저 없었다면...
나, 어땠을까 싶다.
.
.
누워있어도
잘근잘근 떨어져 나가는 체..
습하디 습하다.
.
지금도..
비 온다.
.
또 다시..
바람 분다.
.
춥다.
다시 누워 오래도록 눈 붙여야겠다.
.
아직도 난, 한 겨울이다.
아침이 오면..
봄도 따라 들어오려나...
정말 그러려나...
.
.
음..
그랬으면 좋겠다.
햇살이었으면 좋겠다.

아픔이란
가슴 전체가 모두 아린 .. 그런 것이었다.
아무에게도 비밀을 말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죽어야 하는 그런 것이었다.
팔과 머리의 기운을 앗아가고
베개 위에서 고개를 돌리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J.M.바스콘셀로스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나른한 일상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림이었지만 흐림은 아니었어... (0) | 2005.11.26 |
---|---|
아침에... (0) | 2005.11.26 |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0) | 2005.11.25 |
가을 문학기행을 다녀오며... (0) | 2005.11.20 |
미술관 다녀왔던 그 여름 날.. (0) | 2005.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