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9월의 편지 / 정재권

cecil-e 2005. 9. 7. 21:41


친구여,
단물고인 열매들이 출하를 기다리는

이 9월에,

우리의 인생이 어느 만큼에 와 섰는지
생각해 보셨나.

자네가 길러낸 과일들이
어느 식탁에서 입맛을 돋우고 있듯이

우리의 인생도
섭리자에게 꼭 필요한 삶이 되어야 할 것일세

아침 저녁으로 쓸쓸한 바람이 불고
나뭇잎들은 제 푸른 빛을 잃어가고

아직도 못다한 사랑이
아직도 못다한 우정이

우리의 때묻은 소매깃을 잡고 끌고 있으나
어느새 우리는 겨울을 준비하여야 하네.

이 9월은
우리의 젊은 날의 꿈을
마지막으로 정리하여야 할 자각의 시간임을
그대는 아는가.

내 친구여...

요즘 저는 깊은 가을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