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탑과 꽃과 새와 나 / 한보리

cecil-e 2012. 8. 1. 00:10



오후 내내...

탑을 쌓았다.

돌무더기 앞에 앉아...

내 마음의 창으로 새 한 마리 난다.

오후 내내...

꽃 앞에 앉아...

내가 누구인가를 물었다.









아무 것도 아니라 한다.

다만 흘러 갈 뿐이라 한다.

내가 쌓은 탑을 무너뜨리고 쓰러지라 한다.

다만 꽃잎처럼 흐르라 한다.

바람 속으로 흘러가라고 한다.









오후 내내...

꽃 앞에 앉아...

내 안의 나를 지운다.


오롯이 한 가지를...

너를 위해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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