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잠에서 깼을 때
빗소리가 들렸어
빼꼼히 열린 창문으로
주르륵주르륵
시계는 7시가 되고 있었지.

잠이 덜 깬 얼굴로
빗소리를 듣다가
다시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갔어.
머리맡에 놓여 있는 묵주를 들고
기도를 하고 일어났어
내일 할 일을 오늘과 바꿔야겠단 생각이 들은 거야
늘 일찍 깨어 있는 친구랑 아침부터
짧은 수다를 떨고
외출할 가방도 챙겼지
엄마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오랜만에 엄마와 놀다가 오후에 아이들을 만나려고..
그이 차를 같이 타고 오다가
버스에 몸을 싣고 보고 싶은 K와, 걱정되는 D와 ...
통화를 하고 문자를 주고받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어.
바쁘게 보내는 모습들
머릿속에 그려지는 풍경이 반가우면서도
가슴이 서걱거렸어.
봄이 언제였지?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도 그냥 가려고 해
이건 아닌데...
보고 싶은 사람들 만나지 못하고 아껴뒀는데...
모두 추워 움츠리고 있는 사이 겨울이 와버리면 안 되는데..
그래도
그래도
당신은 참,
여러 날 다양한 모습으로 오시더니
내게 있는 그 따스함을 뜨겁게 달구시니
아! 얼마나 다행이야.
엄마를 만나고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고
편안히 누워 수다를 떤 낮시간
녀석들의 전화로 서둘러 달려갔어.
동그랗게 앉아
동화책에 나오는 카타리네에게
지혜를 배우고 계단을 내려오다
그리운 아이들 모두 볼 수 있어 반가웠지
그새 한 뼘 더 자란 개구쟁이 녀석들을 몽땅~
볼을 만져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롯데리아로~
서둘러 돌아오는 길은
혼자 있을 유키녀석 걱정으로 바빴지
버스에서 잠깐 눈붙이고 같이 만났지
어둠이 씀벅씀벅
배도 고프고 춥고..
나를 기다리며 저녁 장을 본 그이덕에
금방 한 현미 콩밥에 청국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
저녁 디저트로 얻어 온 놀빛 복숭아 한입 깨물고
커피 향이 가득한 거실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새책이 나왔다고 보내온 친구의 따끈한 책과
분홍빛 설레는 소식!
내일 아침엔 알람을 끄고 늦잠을 잘테야
그리곤
오랜만에 책도 읽고, 원고도 들춰봐야지
말씀도 듣고, 음악도 듣다가 목소리도~
저녁에 만날 아이들도 기다리고 --
그 생각만으로도 행복해~
매순간..
감사하는 날들이 또 일어날 테니.
사랑하는이여..
우리 또 봄날의 하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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