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통과 배앓이로 한차례 고생하고
힘빠져 우울 모드로 있던 날!
농사진 고구마 박스 안에
신문지에 쌓여 내게 온 햇살~
이철수님의 나뭇잎 편지
달근한 고구마를 씹으며
금세
오후가 고운 봄날이었지.
그림 공책을 꺼내
밑줄을 긋고
산수유와 매화, 봄꽃을 그리면서
몇몇 구절들을 마음에도
공책에도 적었다.
'녀석 참 깊기도 하지...'
"흙을 한 번 만져봐요. 꼭요."
고마운 말에 내 마음 텃밭엔
씨앗들이 뿌려지고 있었다.
.
.
-풍경
눈 가고 바람이 왔다.
늘 그렇듯, 풍경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풍경은 옛일 기억하지 않는다.
늘 이순간을 살지. 거친 바람 마다하지않고!
..이 글을 읽으며
*나무는 아래가지를 정리하면서
성장하는데
사람은 과거를 정리하지 않은 채
미래로 달려갑니다.*
친정엄마의 기도서 책갈피에서
읽게 된 꽃옆서가 떠올랐다.
.
-지지 말라고
시린 겨울의 짧은 한낮을 밝히는
햇볕이 이야기합니다.
겨울도 간다고,
봄을 이긴 겨울 없다고,
봄볕에 가랑잎 먼저 더워질 거라고.
이 계절은 누구에게나 힘겹다고,
그러니,
외로움에 지지말라고.
..그래..
봄 햇살에 동장군도 지가 별 수 있어?
금세 녹아버릴테지
암암..
고개를 끄덕였지.
이만큼 입벌리고 웃으면서..
*^__________________^*
.
.
- 이웃집 맛
진한 맛은 진해서,
순한 맛은 순해서 좋은 법이지요.
남들하고 관계는
그렇게 조금씩 다른 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겁니다.
우리 집 맛만 고집하면
이웃의 진미를 알고 즐길 수 없지요.
.. 이 글을 읽는데
자기가 한 맛만 젤 맛있다고 하는
친구가 생각나서 쿡쿡 혼자 웃었다.
다른 맛을 아예 맛보려고도 하지 않는
그 친구에게 어떻게 맛 보여줄 수 있을까?
.
.

- 겨울도 가겠지요?
겨울이 가고 나면 봄이 오겠지요?
죽은 듯 고요한 가지에서
각색의 꽃망울이 터지고
거친 껍질을 뚫고
새잎이 돋아나지 않겠어요?
우리는 그 곁으로 봄나들이 가서,
기껏 꽃이 곱다! 꽃이 곱다! 하지 않겠어요?
겨우내 따뜻한 구들장지고 누워
보태지 않은 것들 일수록
봄나들이에 옷빛 요란스럽게 차려입고.
꽃이 곱네 밉네!
봄이 봄같지 않네! 하지 않겠어요?
...
네..
그래요.
맞아요 다- 혼자 대답했지.
.
.
-서 있는 비법
이 사람아, 바람이 서쪽으로 불어도
동으로 눕는 잎이 있는 법이지!
서쪽으로 누운 잎사귀라도,
잠시 바람 그친 틈에는 다시 동으로 돌아와!
그게 생명이거든!
..
더 많이 내게로 온 문장이 있지만
졸립다.
몇년 전 '자고 깨어나면 아침'
이철수님의 나뭇잎 편지를
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샀다며
건네 주던 친구..
그때의 햇살도
다시 들척여 봐야지..
어디에 밑줄이 그어지고
내 마음이 적혀있는지...
아!
봄.
봄.
봄이 정말 온 거지?
'♤ 책과 동화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빨간머리 앤 (0) | 2012.07.18 |
---|---|
[스크랩]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ㅡ 로버트 먼치 (0) | 2012.07.18 |
그 길.. (0) | 2010.02.11 |
[스크랩] 백만번 산 고양이 (0) | 2010.02.06 |
5월 책포럼 / 어른들은 바보예요 / Fynn (0) | 2009.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