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을 언제 알게 되었을까요. 그 때가 언제였을까요
소리 없이 내리는 눈발처럼, 당신이 왔었나요
무더운 여름밤의 장대비를 끌고 왔었나요
흐드러진 벚꽃나무 아래 봄바람에 취해 왔었나요
당신이 온 그 때가 2년 전 쯤이었나요.
아니면 한달 전 쯤이었나요.
아니, 일주일 전 쯤이었나요.
언제부터 당신은 거기 있었나요...
당신을 알게된 때를 기억할 수 없어요.
아니요. 기억하지 않을래요.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은 어쩌면 당신이
아닌지도 모르니까.
내가 아는 당신을 당신조차 낯설어할 테니까요.
매일 당신의 일상을 바라봐요.
그냥, 당신이 사는 평범한 모습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더 많은 것들을 조금씩 상상하면서 혼자 웃다가 돌아와요.
어떤 때는 안 보이던 당신이
나 여기 있어요. 별일 없었어요. 하면서 웃을 때,
당신의 존재를 확인시켜줄 때,
당신이 햇살이 맑다고 눈길을 들며
고개를 드는 모습을 상상해요.
그 때 당신의 시선이 머물 그 하늘을 상상해요.
그리고 그 하늘을 나도 바라보지요.
나도 별일 없어요. 라고 나도 하늘을 한번 쳐다봐요...
나와 상관없이 가끔 당신이 쓸쓸해지면
혹시 내가 그렇게 했을까를 생각해요.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로
당신이 난감해 하더라도 내가 난감하게 한 건 아닌가 생각해요.
내 작은 움직임이 당신을 우울하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당신 말에 귀 기울이고
당신 언어에 익숙해지고 싶어요.
어쩌면 나는 당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은 지도 몰라요.
계절은 빨리 왔다가 빨리 가고, 하루는 정말 길어요.
그 긴 하루 속에 내가 생각하는 당신이 있어요
나를 외롭게 하는 당신이.
... 조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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