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오후 외출에서 만난 '기억의 소풍..'

cecil-e 2008. 5. 23. 16:25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구멍가게를 화폭에 담은 작품 전시회가 열려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서울 소격동
빛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미경(37) 작가의
‘기억의 소풍-구멍가게’라는
제목의 펜화작품 전시회가 그것.

이번 전시회는
이 작가가 지난 십여 년 동안 그렸던
‘구멍가게시리즈’의 연속으로
마음의 위안을 주었던 구멍가게가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기 다른 구멍가게의 이름을
제목으로 달고 있는 그림들은
소박하고 따뜻한 색채로 파 한단,
과자 한 봉지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작가는
기억속의 구멍가게를 찾기 위해
전국 여기저기로 여행을 떠났고
정겨운 구멍가게를 펜으로 그려 나갔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 밀려
자취를 감춘 구멍가게를 찾는 여정을 통해
한 점 한 점의 그림을 완성시켜 나갔다.

특히 이 작가는
군산상고 뒷골목에 자리한 ‘석치상회’란
구멍가게를 만났을 때 느낀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작가는 “수십년의 손때가 묻은
두세 평 남짓한 자그마한 구멍가게를 보면서
한동안 발길을 돌려 나올 수 없었다”며
“내가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이런 모습의 삶에서 내 마음이 정화된 느낌이었다”고
그때의 감회를 전했다.

이와 같은 이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간 작품들 하나하나는
각기 다른 감동과 따뜻함을 주며
보는 이들을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빛 갤러리 대표 한수경씨는
“이번에 전시한 작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풍경을 펜으로
세밀하게 묘사한 그림”이라며
“잠재된 여성작가의 예술적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 작가는
“기호학적 이미지나 기계적 운영체계가
우리 시대의 전반적인 문화트렌드가 된 지금,
기억의 감성적 기록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소통하는 과정만이
우리가 살아 숨쉬는 진정한 삶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삶의 손때가 묻은 이야기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서 내 그림 속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5월24일까지
서울 소격동 빛 갤러리에서 열린다.(문의 02-720-2250)
김봄내 기자 kbn@ilyosisa.co.kr




작가 이 미 경
·1970년 충북 제천생
·서울예고, 홍익대 서양화과 졸업
·1990~95년 예홍전, from wawoo전, 신세대정신전, 나비효과전
·2003년 인형전
·2003~2007년 큰나출판사-엄마와 딸, 세상모든책-차분디르의 모험
, 샘터-첫아이 그림
·2007년 구멍가게전, 좋은생각-행복한동행 표지화, SOAF-빛갤러리부스


.
.





오후에 잠깐 다녀 온 풍경..








풍문여고 돌담길엔 키 큰 개망초가 하늘거렸다.
담벼락 아래 자잘한 꽃들이 낮잠을 자는 듯했고







나는 돌 의자 위에 앉아 체육대회를 하는
여학생들의 싱그런 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몇 컷의 꽃들을 담고
바닥에 뒹구는
목이 똑~ 잘린 장미꽃 한 송이 가방에 넣고

'빛 갤러리'를 향했다.










선글라스 속으로 들어오는 그 길가의 풍경은
스케치를 하고 싶을 만치 빛이 고왔다.





..전시보고 나오면서 먼 발치서..








..밖에 있는 그림 몇 점..


기억의 소풍..
그곳엔 전화를 받는 아가씨 혼자 있었다.
오래된 팝송이 귓가에 감겨와 그 리듬을 따라
나는 천천히 옆으로 옆으로--
유년의 그 집앞에 서 있었다.

'어떻게 펜으로 저리 표현할 수 있을까
지금의 아이들이 이 구멍가게들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웃음을 입술에 물고 나는 천천히 옆으로 옆으로-


도록을 사들고,
그림자진 그 빛들을 가슴에 담아 다시 그 돌담길로 걸었다.
버스 안에서 나는 엄마 손을 잡은 작은아이가 되어
엄마에게 자꾸 묻고 있었다.

"엄마, 너무 더워
저 하드 통에서 아이스께끼 하나만 꺼내 먹을래 응?"


.
.

집으로 온 난 냉장고 속에서 시원히 얼려진
구수한 옥수수 물을 한 컵 들이켰다.

'휴~ 오후의 외출은 딱 2시간 걸렸네...'

수업 빼먹은 내 자유~
오늘은 흠뻑 누려야겠다.


♬ 잊혀짐... 또 다시 봄 /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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