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쉽게 지나는 날들...

cecil-e 2007. 9. 9. 01:56



한낮의 해는 뜨거웠다.
9월이 되면
달력에 그려놓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선물~
스테파노와 예지의 생일!
친구와 며칠 전에 쇼핑을 하면서
주머니를 풀었는데 맘에 들어 했다.

두 밤만 자면 우리 딸은 먼 여행을 하며
더 큰 세상에서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공부를 할 텐데......
나를 닮아 자주 체하는 것이 걱정되지만
1년을 감동으로 잘 보내고 와서
두 번째의 이별은 좀 나을지 싶었는데 까만 어둠 탓인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주일에 주교님 방문이시라
오늘까지 행사준비로 정신없이 보냈다.
내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해서
참석을 못한다고 말씀드리고 오후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나니 마음은 개운하다.


예지는 오늘까지 친구들 만나고,
좋아하는 피아그룹 공연보고
내일은 가방을 챙긴다고
엉망인 방을 그대로 두라고 하고 나갔다.
김치를 담가주고 참깨랑 고추장 검정콩까지
바리바리 챙겨주신 베로니카 형님.
일부러 찾아와 밥을 사주고 도움을 주었던 엘리사벳.
매일 이리저리 챙겨주는 친구와 힘들 때 함께 해준 숙영이.
여기저기 따뜻한 마음을 건네주던 고운 사람들...
마음만으로도 충분했는데 모두에게 너무 고맙다.


.
.
.


여유로운 시간 없이 보낸 날들이어서
하루가 그냥 지나갔는데
뒤숭숭한 뉴스가 마음을 산란하게 한다.
날짜를 늦출 수도 없고 모든 걸...
그분께 맡긴다.

.
.
.





늦은 밤에 들어 온 딸아이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뺨을 타고 주르르르 흐른다.
“왜? 안 좋대?”
“엄마, 내가 떠나고 내 친구 영영 못 보면 어떡해?
언젠가 떠날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안 좋아 질 줄은 몰랐는데 어떡해...”
난 흐느껴 우는 내 아이에게
무슨 말을 어찌 해주어야 할지 막막했다.
“잘 될 거야. 엄마도 기도할게
너도 울지만 말고 기도해주렴 아주 간절히.”
제발 일어나야 할 텐데...
나도 같이 울었다.
분명, 딸아이 친구가 많이 안 좋은가보다.
제일 친한 친구가 너무 힘들다고
며칠 동안 그 아이 엄마랑
문자를 주고받으며 울먹였는데....
혈액을 구한다고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느라 잠도 못자더니
오늘은 병원에서 친구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올 수 있을 거라 설레며 나갔는데...
의사들이 모두 포기했다니... 어쩌면 좋은가...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와
우리 아이랑 그 친구를 위해 미사를 드려야겠다.


.
.
.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면 얼마나 아플까.
세상 속에서 만난 고운 인연들
아름답게 보듬고 사랑하며 살기도 귀한 하루!
정말 사랑하며 살아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눈이 뻐걱거리고 마음이 차갑다.
나는 내 아이와의 헤어짐으로 착잡한 데
딸아이 친구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시리다.
잠들기 전 그분에게 간절히 부탁드려봐야 겠다.
언제나 그분은 내 편이시니까...^^*

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한동안 이러면 정말 어쩌지......
아! 벌써부터 서걱거리려는 마음....
바람도 서늘한 가을이고,
그래도
내겐 사랑이 있어서 웃을 수 있을 거야
언제나처럼...


.
.





행복은 뭘까?
우리와 함께 하는 것들
숨 쉬는 공기, 나무, 하늘, 가족, 친구
이에 대한 고마움은 스쳐 지나가기가 쉽다
행복은...
우리와 함께 하는 것들의 가치를 아는 것이다


... / 시간 창고로 가는 길 中 .. 신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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