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먼 숲 헤쳐온 피곤한
상처들은 모두 신음 소리를 낸다.
산다는 것은 책임이라구,
바람이라구, 끝이 안보이는 여정,
그래. 그래 이제 알아 들을 것 같다.
갑자기 다가서는 가는 바람의 허리.
같이 있어도 같이 있지 않고
같이 없어도 같이 있는, 알지?
겨울밤 언 강의 어둠 뒤로
숨었다가 나타나는 숲의 상처들.
그래서 이렇게 환하게 보이는 것인가,
지워버릴 수 없는 그해의 뜨거운 손
수분을 다 빼앗긴 눈밭의 시야,
부정의 단단한 껍질이 된 우리 변명은
잠 속에서 밤새 내리는 눈먼 폭설처럼
흐느끼며 피흘리며 쌓이고 있다.
... / 마종기
..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문학과지성사(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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