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꽃빛 주말에..비 내리시고...

cecil-e 2006. 10. 22. 22:10
어젠..
햇살이 베란다에서 종일 놀았어.
봄이 온 것처럼 온통 노랗더라고...




주말은 내게 피곤한 날인데..
아침부터 그냥 날개단것 처럼 기분이 참 좋았어~
그래서 벙실벙실 웃고 다녔지..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자전거 도둑..
인도야 인도야 나마스테..
종이봉지 공주..

오후에 만날 책들을 챙겨
거실로 데리고 나오고
1시간 동안 신문 스크랩을 하며
콧노래도 불렀어.

가위질을 하다
무심히 바라다 본 베란다..




탐스럽게 핀 부겐베리아가
꽃달이 되어 나를 보고 웃고 있지뭐야~
'음..예쁘다~'

그러더니...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바닥으로 꽃잎이 후드득 떨어지는거야..
아주 맥없이 말야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떨어진 꽃잎을 하나씩 주어
나무 의자위에 하나씩 올려 놓았어.
봉긋봉긋 예쁘기도 해라~
'가만있자 얘들을 어찌한다~'





잠자리가 있는 물위에 꽃잎을 떨어뜨렸지..
물위에 동동~
'음... 그렇게 좀 있어봐...'




그리고 ..
꽃잎으로 하트를 만들어봤어..

나무 의자위에 그 사랑이 곱게도 내려 앉더라고..^^

오후 내내 햇살과 놀게 두고
나는 벙긋이 웃으며 아이들과 놀았어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어
자전거가 고장나서 좀 많이 걸었는데도말야~

어젯밤엔
결국 지쳐서 쓰러져 있었지만
내겐 꽃빛 주말이었나봐..
가을속에 봄...말야..^^

..

오늘 아침은 일찍 잠에서 깼지.
아침에 꾼 달콤한 꿈..때문이었을거야..

.. 오후부턴 여기저기에 빗소리가 들렸어




며칠 전부터 내린다던 가을비...
오늘 종일 내릴모양이야
베란다 창문을 열었더니
찬 바람이 비랑 같이 훅~들어오는 거야..
'으~~ 추워~'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진 이파리들이 젖었어.




내가 가끔 내려다 보는
저 아래 옥상의 꽃밭..
줌인으로 잡아당겨봤지
쓸쓸해 보였어.



얘도 빗소리를 듣나...흐리네

잿빛으로 젖은 오후였는데..
어느새 어둠이 내려와 축축해졌어.

.
.

비는 계속 내리시고
떨어진 꽃빛 그리움만 진하게 내려놓은채...

이렇게...
날이 저물어 버렸어


'♡나른한 일상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전에서 '개똥이' 보던 날...  (0) 2006.10.31
아침 숲그늘을 찾아...  (0) 2006.10.25
10월 영화 포럼을 하던 날~  (0) 2006.10.19
당신은...  (0) 2006.10.15
역사 시간 속에 머물며..  (0) 200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