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스크랩]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배는~

cecil-e 2005. 5. 27. 01:13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푸른 달과 흰구름 둥실 떠가는

연못에서 살살 떠다니겠지."

<나뭇잎 배> 노래 불러 보신 적 있지요?

 

그 노랫말을 쓰신

박홍근 선생님 댁에 다녀왔어요.

<모래성>이야기를 들어야 했거든요.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노래가

내내 맴돌아서 좋은 날이었지요.

 


 

 

"내가 어렸을 적에 놀았던 내 고향 바다에는 포구가 둘 있었어요.

그래서 쌍포라고 불렀지요. "

 

 

 

 

리들은 거기에서 목욕하고 모래성 쌓고 씨름하고 달리기하고…. 아이들 전용이었지요."

 

 

 

 

 

 

 

 

 

 

 

어린 날을 반추하는 얼굴에는 평화가 감돕니다.

달려가고 싶어도 달려갈 수 없는 고향을 불러내는 얼굴은 더 그렇지요.

모래성을 쌓던 어린 아이도 쌍포에 있고

나이 아흔을 바라보는 노시인도 쌍포에 있더군요.

 

선생님이 방에서 들고 나온 작은 액자에는 쌍포의 부부바위가 들어 있습니다.

"여기, 여기를 지나면 모래성을 쌓으면 놀던 곳이 나와요.

여기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살았어요.”

자 바닷가에는 어린 발자국들이 수 없이 찍혀 있었을 테지요.

꼬무락거리는 어린 발자국들이 선명하게 그려지네요.

 

 

 

“20세 청년이 되어서도 바닷가 동굴에 가서 책 읽고 하루 종일 보냈지요. 햇빛도 안 들고 시원해서 책 읽기 참 좋았어요.”

 

 

 

 

 

 

 

 

모래성을 쌓고 책을 읽던 박홍근 선생님의 함경도 성진 바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물이 아주 깨끗했어요.

얼마나 깨끗했냐면 가을에 김장배추를 바닷물에 절였어요."

 

(함경도 바다의 청정에 대해서는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을 쓰신

 박경종 선생님께도 들었습니다.

박경종 선생님의 그 바다도 함경도 바다예요.

배추를 절이는 어머니 저고리 옷고름이 바닷물에 잠긴 걸 보고 쓰셨대요.

함경도 바다! 시리도록 투명한 바다가 눈에 선명하게 그려지네요.)

 

"옛날 바다가 그대로 있을 거야,"

"아니야 변했을 거야," 

사모님과 선생님의 상상 속 바다는 서로 다릅니다.

그래도 같은 마음. 기차를 타고 모래성을 쌓던

어릴 적 그 바닷가로 가면 좋으시겠대요.

 

달려가고 싶군요.

동해의 푸른 물결을 끼고 쌍포까지...


 
가져온 곳: [아기 까치의 우산]  글쓴이: 참꽃마리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