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빈 들판을 떠돌다 밤이면 눕는
바람이었는지도 몰라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긴 긴 날을 혼자 서서 울던
풀잎이었는지도 몰라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빛 하나 없이 가난한
어둠이었는지도 몰라
그대를 만나기 전에
그대를 만나기 전에 나는
바람도 풀잎도 어둠도 그 아무 것도
아니었는지 몰라
... / 안도현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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