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모스가 수줍게 고개를 들고


어린시절 친구 같은 과꽃도 피었어요.

거리거리에서 국화향도 나고요.

담장 너머로 나팔꽃도 환하게 웃고 있어요.

산길을 걷다 떨어진 꽃잎을 헝겊주머니에 담아왔어요.
누구에겐가 손편지를 쓰고 싶은 걸 보니
아, 어느새 가을이에요.
여름이 너무 길고 더워서
이 가을이 제겐 더 반갑습니다.



보기엔 참 고운 누리장나무
어제 알았지요.
사람들이 이 나무 옆을 지나가면
휘돌아 피해간다는 것을요.
냄새가 역하게 난다고 하네요.
그런데 전 전혀 몰랐어요.
아니 전혀 맡지 못했어요.
제겐 그냥 마른 분홍빛 꽃나무 였거든요.
마르면 어릴때 먹던 원기소나 들기름 냄새가 난다는데-
전 그냥 어릴때 먹던 원기소 냄새로 기억하고 싶어지네요.
녀석이 많이 속상했을 거란 생각도 들었어요.
자기는 고운 빛으로 뽐내고 싶은데
모두들 도망친다면- 슬프겠지 싶어서
전 예뻐해 줘야 겠단 생각을 하게 한 나무입니다.
이 가을 저녁
제 방에 머무시는 님들~
가족들~
연인들~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
보고 싶은 사람들과 행복한 데이트 하세요.
아마, 이 가을도 금방 가버릴 거예요.
시를 가곡으로 불리는 향기로운 뜰에서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만드시길 바래요.
몇몇 친구들과 보기 아까워 올려 드립니다.

도종환 선생님 '시 작곡 발표회'
10월 1일 수요일 7시 30분이에요.
국민대 콘서트홀
가곡이라서
그동안 들은 시노래와는 느낌이 다를 거예요.
입장료는 없대요.
보고 싶은 얼굴들
오늘 저녁입니다.
뵙기를 소망하며-
고운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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