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

8월 영화 포럼 '안경'

cecil-e 2008. 8. 6. 17:26
..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고바야시 사토미(타에코),
이치카와 미카코(하루나), 카세 료(요모기)...


꾸벅꾸벅 졸고 있는 봄의 바다,
그곳에서 자유를 만난다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는 어느 날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맘씨 좋은 민박집 주인 유지와
매년 찾아오는 수수께끼 빙수 아줌마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시도 때도 없이 민박집에 들르는
생물 선생님 하루나(이치카와 미카코)를
만나게 되고, 타에코는 그들의
색다른 행동에 무척 당황하게 된다.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기이한 체조를 하는가 하면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들이
이상하기만 한 타에코.
그곳 사람들에게 질린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민박집을 바꾸기로 하는데….

About Movie 1: 슬로우 라이프 무비!
친환경, 유기농, 웰빙, 로하스에 이어
이제는 슬로우 라이프!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
아름다운 남쪽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섯 사람의 맛있는
만남을 그린 이야기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슬로우 푸드,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상적인 삶을
잔잔하고도 재치 있게 담아냈다.

감독 : 오기가미 나오코
마음으로 보는 휴식같은 영화, 안단테의 미학

맑고 청명한 하늘 빛
그리고 그 하늘과 맞닿은 파란 바다와
하얀 모래만이 펼쳐진 아름다운 섬의 풍광이
시원하게 시선을 적셔준다.

영화의 시작은 기다림이다.

돌아오는 사람에 대한 익숙한 만남
그리고 서먹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만남으로
연결되는 조용한 기다림이다.

지도에서도 찾기 힘든 조용한 섬의 한낮,
기다림은 봄날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조용히 바라보며
“왔다”
라는 한마디로 표현된다.

그 짧은 단어는
이 영화에서 결코 많은 언어가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게 한다.
영화 내내 일본어를 조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막이 없이도 이해될 정도의
쉬운 단어와 짧은 대화로 이어진다.

영상표현은 꼭 스토리를
이어가는 많은 언어가 아니어도
소통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사람들은 빠른 시간의 흐름과
그 안에서 익숙해진 자신의 일상에서
쉼표를 찾으려 여행을 떠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 역시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가장 조용한 곳을 찾아
여행을 결행한다.

봄마다 빙수를 선사하기 위해
섬을 찾아오는 사쿠라(모타이 마사코)와
민박집 주인 유지(미츠이시 켄),
그리고
고교 생물교사인 하루나(이치카와 미카코)와
타에코가 이어가는 섬에서의 일상과
소통을 담은 단순한 전개이다.

소통의 도구는 음식과 열린 마음이다.

그래서 감독의 이전작품
‘카모메식당’과 많이 닮아있다.

핀란드-요론섬, 식당-민박집,
소울 푸드(오니기리-우메보시),
계피롤-가재, ‘커피(코피루왁)-맥주,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
잃어버린 짐-커다란 수트케이스,
합기도 스트레칭-메르시 체조 등이 그것이다.

그런 다소 엉뚱한 전개가
결코 낯설지 않은 편안함을 주는
휴식같은 영화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깊은 대화나 설명이 필요치 않은
이 영화를 보는 관객 모두는
바로 중심인물 '타에코'다.

도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여행을 결행하고도
느슨한 시간의 흐름과 자유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나 자신이다.

자기 체구보다 훨씬 큰 수트케이스를
힘겹게 끌면서도 결코
놓아버릴 수 없는 미련과
속박에 스스로 묶이고 마는
우리 자신인 것이다.

그런 긴장감을 놓아버리지 않는 한
이 영화와 소통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을 자연스럽게
무장해제 시키는 놀라운 힘을 감독은 발휘한다.

‘타에코’가 ‘섬에 적응하는 소질’을 가지고
그들과 동화되는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 그 ‘본능적 소질’을 제공한다.

“오른쪽 커브길이 나오지 않아
점점 불안해질 즈음부터
몇 미터 앞에서 우회전” 하는 식의 약도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엉뚱함과
여유를 가지는 그 ‘소질’ 말이다.

여행의 본질은 '발견'이다.

전혀 새로운 것 앞에서 변화하는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익숙한 체험들 속에서는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을 탈피한 여행,
그 과정에서 얻는 모든 자극은
우리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뿐 아니라
지적ㆍ정서적 변화를 일으킨다.

사람은 바로 이런 변화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존재인 것이다.

- 다치바나 다카시의 《사색기행, 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 중에서 -

우리들은 휴식을 가장한 여행에서도
많은 것을 얻으려 한다.
일부러 얻으려 것보다
가진 것을 놓을 수 있는 용기와
여유를 가진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영화는 이야기한다.

‘오기가미 나오코’ 라는 젊은 여성감독의
혜안을 ‘안경’으로 빌려 쓰고서야
새삼 느끼는 자유로움이다.

‘타에코’는 잃어버린 안경이 없어도
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시력을 되찾았다.

그 섬은 특별하다.
유지와 사쿠라의 ‘굉장한 관계(?)’처럼
이제 우리 모두는 요론섬을 향한
특별한 동경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성과 감성을 적당히 조율할 수 있는
휴식의 파라다이스,
슬로우 라이프와
안단테의 미학을 떠올리며…





자신보다 더 무거운 가방을 놓고
사쿠라씨의 뒷자리에 탄 타에꼬..

나도 타 보고 싶었다.










쉿! 팥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
초조해하지 않으면 언젠간---

빙수 팥을 정성스레 만드는 사쿠라씨를 보며
가장 맛있는 시간과 맛을 음미~






이 장면에서 제자가 독어로 한 말들~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길을 똑바로 걸어라."
"깊은 바다에는 다가가지 말도록!
따위의 그런 당신 말을 팽개치고 왔다."
"달빛은 어느 길에나 쏟아진다."
"우연히도 인간이라 불리우며 이곳에 있는 나"
"무엇을 두려워 하고 있는가? 무엇과 싸워 왔는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짐을 내려 놓을 즈음





좀 더 힘을!





부드러워 질 수 있는 힘을!"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
.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요?"
"이 생선과 같아요. 한 번 죽으면 두 번은 안 죽지요."

이 말을 하고 생선을 자르는 사쿠라!

인상적이었다.

카모네 식당에서도 사쿠라와 교수는 같이 출연!
두 영화 모두 좋아하는 잔잔한 영화다.





영화 [안경(めがね, 2007)]의 배경인
남쪽 섬과 에메랄드 빛 바다는

이렇게 더운 여름 날에
나를 달려가고 싶게 했다.

타에꼬가 머무는 방에서
그대로 퍼져서 잠들고 싶고









사쿠라씨가 타주는 빙수를 먹으며
하루나와 유지씨가 들려주는 만돌린을 듣고 싶다.






가끔 빙수를 먹으러 오는 꼬마아이와
모래밭에서 놀기도 하면서~

잔잔한 파도소리가 나를 그곳으로
데려갔다. 디카로 노트북 속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영상을 몇 컷 담으며
이 무더운 여름 날에
해지는 풍경을 창문으로 간간히 바라봤다.

벌써 저녁 무렵..
그 바다는 일본의 요론섬이란 산호섬이었다.
작은 아이가 일본에 가 있게 된다면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곳!
산호섬은 가고시마현에 속해 있지만,
위치상 오키나와현에 훨씬 가까운 섬이라 한다.






사쿠라씨의 빙수를 모두 먹는 장면엔
일시정지를 누르고
냉동고에 있는 빙수에 우유를 부어
같이 와사삭~ 깨물었다.
만돌린과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 8월 영화포럼입니다.

제목 .. 안경(사색하기)

8월 19일 오후 2시 명동서원요.

진행.. 체치

일단, 올려 놓은 영화
크게 하셔서 여유있게 보시기 바랍니다.

오후에 노트북으로 보면서 몇장 담았는데
천천히 곁들여 놓을게요.

아침에 문자 날릴게요~

참참, 어쩜 손데레사 수녀님도 참석하실 겁니당~

기대만땅~^^*


매실 장아찌가 생각나는 고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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