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달콤한 하루..

cecil-e 2007. 7. 5. 01:30



내일은
아침엔 샘들과 모네 전을 보고 맛있는 점심
오후엔 예전 동네로 가서 두 번의 수업
그러고 나면 어두워질 것 같아
오늘..
일방적으로 봉사 수업을 오후 일찍 다녀와야겠단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비가 와서 긴 팔을 두르고 갈까하다가
적당히 칠 부 정도의 티셔츠를 입고
시디 두 장을 뽑아들고
경쾌하게 빗소리 들으며 조심조심 달려갔는데...

에쿵~
일학년 아이들 모두 의료 검진을 갔다고...
미안해하는 샘들께 아니라고...하고는
동화책 서너 권을 교실에서 읽고는
가방 속에 넣고 간 쿠키와 짱구과자를 수업일지위에
올려놓고 다시 집으로...

'아이들에게 전화도 없이 오늘 간 내가 잘못이지...
그 바람에 드라이브 하는 거지 뭐~'
다음 주나 보겠네..
곧 방학일 테고..
서운한 맘으로 출발을 하려는데
그 사이 비가 그치고 해가 반짝~
차문을 올리고 음악을 눌렀다.
그런데 이건 또.. 에어콘 바람이 따숩게 나오는 것이다.
'어찌 된 거지? 내일도 이렇게 나와야 하나...'
구시렁대며 차 문을 올렸다 내렸다..

"있잖아요. 시원한 바람 좀요.
예수님도 덥잖아요~예? "
내 멋대로 약속을 때우려 해서 화나셨는지...소용없었다.

마음을 비우고 한 쪽 문을 열고 달려도
온 몸이 끈적거리고 이마에 땀이 송송 맺혔다.
애들과 내가 좋아하는 띠아-모에서
포테이토랑 튜나 샌드위치를 포장하고
예지랑 수지 학원가기전에 부랴부랴 달려왔는데
와우~..
우체국 택배가 왔다고..
"어제 두 오고..맨 날 엄마 것 만 와!" 하는
애들 앞에 샌드위치를~
개봉을 아껴두고..
땀이 가시기전에 찬물 샤워를 했다.
한 여름에도 더운 물로 하는 내가 말이지...





"누구지?"
오마나~반가운 베아따님!





짧고 예쁜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꽃 마음..
찔레꽃 도시락이 생각나는..





싱그러운 나무..를 닮은 사람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고왔다.
내가 마음이 환해져서 웃는 것처럼..
그렇게 잠시 내 마음이 달았다.

.
.

선물은 언제나 기분이 참 좋다.
더군다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갖고 싶은 것을 받았을 때의 그 기쁨이란...
받으면서 나도 무엇을 줄까...그 생각으로 설레었다.

고운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것을 주었을 때의 기쁨은
받는 것 이상으로 행복하다..
순간, 미뤘던 편지들을 하루 시간을 비워
곱게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주 연수 다녀와 다음 주엔 꼭 그렇게 해야지...'





커피가 있어야 할 자리에 사뿐히 올려놓아보고...





저녁 후..





스테파노가 에스프레소 조금 내려준 것을
조금 연하게 아메리카노로 만들어 홀짝이면서
또야 너구리를 만났다.
너무 귀여운 또야 너구리를 내일 만나는 아이들은
얼마나 좋아할까...
내가 좋아하는 그 이상으로 좋아 할 거야..
히죽히죽 ^^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즐거운 저녁이었다.

.
.

어둔 밤..
별도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아직 덜 마른 빨래를 걷어와 여기저기 널어놓고
몇 장담은 '선물'을 꺼냈다.

바람에 묻어 온 나뭇잎 내음..
곱게 책갈피에 넣어두며
코끝을 물들이는 빨간 자두를 한 입 깨문다..

"아! 달아 ~

오늘은 내게 참 달콤한 바람이 불었어..
그래서 또 감사해.."

어서 기도하고 자야지...
내 가슴에 적힌 고운 사람들
이름 한 번씩 불러주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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