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해피 추석 되세요~
cecil-e
2006. 10. 3. 15:31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시인이 살고 있었다는데
그 시인 언제 나를 떠난 것일까
제비꽃만 보아도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어쩔 줄 몰라하여 손끝 살짝살짝 대보던
눈빛 여린 시인을 떠나보내고 나는 지금
습관처럼 어디를 바삐 가고 있는 걸까
맨발을 가만가만 적시는 여울물 소리
풀잎 위로 뛰어내리는 빗방울 소리에 끌려
토란잎을 머리에 쓰고 달려가던
맑은 귀를 가진 시인 잃어버리고
오늘 하루 나는 어떤 소리에 묻혀 사는가
바알갛게 물든 감잎 하나를 못 버리고
책갈피에 소중하게 끼워두던 고운 사람
외롭지 않은 이가 내미는 손은 잡지 않고
산과 들 서리에 덮여도 향기를 잃지 않는
산국처럼 살던 곧은 시인 몰라라 하고
나는 오늘 어떤 이들과 한길을 가고 있는가
내 안에 시인이 사라진다는 건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최후의 인간이 사라지는 거라는데
지팡이로 세상을 짚어가는 눈먼 이의
언 손 위에 가만히 제 장갑을 벗어놓고 와도
손이 따뜻하던 착한 시인 외면하고
나는 어떤 이를 내 가슴속에 데려다놓은 것일까
...내 안의 시인 / 도종환

며칠 안 남았죠.
우리 고유의 대명절인 추석이요.
추석(秋夕)은
'가을 저녁'이란 뜻이지요.
중국 <예기>에 나오는
"春朝日 秋夕月"
'봄 아침의 해,가을 저녁의 달'이라는
시 구절에서 따온 말이 바로 추석인데
가을 저녁에 두둥실 떠오른 달은
추석의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중추절" 이라고도 하고
"한가위"라고도 하지만
추석은 역시
"추석"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노래와 춤과 오락을 즐기는 것을
'가배'라고 하는데
이것은
'가운데'란 뜻으로 후에 '가위'로 변했다지요.
앞에 붙은
'한'은 제일 크다는 뜻으로
한가위는
'제일 큰 가운뎃날' 이란 뜻이래요.
.. 노빈손의 '가을 여행'을 읽다가..
모두 다 아시겠지만 추석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시라고 적어봤습니다.

이 가을엔요..
'내 안에 있는 시인'과 행복한 데이트 하시고
풍성한 추석 맞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