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고마운 아침을 열며...

cecil-e 2006. 8. 19. 08:27


지치고 무거웠던 밤이 가고
내게 웃음을 건네는 아침이
고맙게 왔다.

창문을 펄럭이던 커튼이
얼굴에 풀러럭~ 닿아서
눈을 떴다.
창안으로 들어오는 하늘..
속살까지 들어오는 바람..
춥다~
발치에 있던 이불을 끌어다
목까지 덮고 하늘을 본다.

'더 잘까 말까..'

약을 먹고 잔 탓인지
두통도 없고 속도 괜찮다.
공연보고 새벽에 들어온
딸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내 방으로 나오는데
유키녀석 졸졸 따라온다.
내 발치에서 다시 잠이 든 녀석!
귀엽다~

식탁에 마시다 만
구겨진 캔을 흔들어보니
조금 남아있는 거품만 스스스~
괜히 우습다.
별 것도 아닌데...
어젠 왜그리 무거웠고,
왜 나를 달달 볶지 못해
힘들었는지...
바닥을 기던 밤이
이렇게 무사히 지나고
하얗게 찾아온 아침이 고맙다.

손목에서 떨어져 나간 묵주 팔찌..
대체 어디로 갔을까...
며칠 째 아무리 찾아도 기억이 없다.
뭐든 내탓인데...
그날 이후로 묵상도 안하고...
기도도 안하고...
혼자 멀찍이 떨어져서 누구 탓만 했으니..

오늘까지 그이 휴가!

"넌 지금 수업을 해야하니?
이 휴가에 같이 보내야지..
에휴~ 무엇이 중요한지를 몰라요~"
언니가 한 말에 뜨끔했다.
오늘 만나는 모두에게 문자를 날렸다.
'그래..가족과 함께 보내야지...'
모처럼 오늘은 주말처럼 보낼 것 같다.

밥도 짓고...
덮었던 생각들도 꺼내면서...
앤이 들려주던 말들을 생각해야지..
수지 숙제도 챙겨주고
내일은 고수부지도 따라가야지...

그리고...
아침에 들려준
이 메세지들을 가슴에 넣어야지...

미안했던 밤을 보내고..
다시 고마운 아침을 열며..

가만히 ...웃어본다..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미리 생각해보는 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 '빨간머리 앤'에서 앤의 대사 中...




버티고 살아도 모자라는
매정한 세상 속에서
조롱하며 비난하는 목소리들 속에
홀로 갇혀 살아간다는 것은
삶을 한스런 통곡으로 몰아 넣는다.

꿈을 갖고 일어나게 도와주기를...
시련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 도약이 되기를...



이 길을 따라 쭉 가잖아?
그럼...  
  정말,
기적처럼,
니가 있었음 좋겠어...
그럼...
난, 생애 한번의 기적을 이걸로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