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여러 날이 가고, 오늘도 가고...
cecil-e
2006. 2. 18. 23:53

2월이 시작되는가 싶었는데
후룩~ 바람처럼 지나고 있네.
토요일을 맞고 ...
시간은 빠르게 일요일로 치닫고있는데
1시간만 있으면 벌서 일요일!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른거지?
낮엔...
봄 햇살이 노랗게 내려서
거실에 앉아 수업을 미루고
늦추다가 아이를 만났어.
'받은 편지함'을 통해
나의 지금을 떠올렸지.
꿈 같은 시간들..
분홍빛 날들이 흐른 지금
난, 하늘색 꿈을 만지작 거리고 있어.
피곤해도 그래서 웃을 수 있어 활짝~
조금씩 보이는 길..
살갑게 다가오는 사람들
보이지 않던 어두운 사회속의 단면들
침묵해야하고, 삼켜야하고,
소리내지 말아야하고,
가만히 바라만 보아야하고,
내 안의 작고 아름다운 방에서
커튼을 열고 바라본 세상풍경
나는 햇살만 보며
'예쁘다 예쁘다' 했어.
햇살뒤에 어둡게 그늘을 드리우는
차가움은 보지 못했어.
그 차가움들을 한 꺼번에 보며
혼란과 혼돈속에 지독히 앓았던 여러 날~
주님이 주신 사랑을 내 안에 들이며
다시 정신 차릴 수 있었지..
그리고 끌어안을 수 있음에 감사했어
그래서 요즘 다시 나른해~
한꺼번에 내게 오는 일들이
그분과 함께이기에 두렵지 않아
오묘한 섭리...
그 분은 나를 그렇게 사랑하고 계셨어..

뇌리속에 가득 찼던 생각들을
꼬박 앉아 풀어내고 깊이 잠들었던 엇 그제..
부산하게 시간을 재며 아침을 맞고
아이들을 만나고 많이 웃고,
쌤을 만나 행복했던 수다와 토론!
잠이 부족한 탓에 조금은 앉아있기가 힘들었어..
그때 그이의 문자로 가족이 함께 보낸 저녁자리
꽃게찜, 갈치조림, 추운 날,맛있고 정말 따뜻했지..
좋아하는 영화 세 편을 들고와
그대로 쓰러져 깊은 밤에 함께 한 사랑~
에쿠니가오리 작품이라 좀 특이했어
정신적인 사랑을 공유할 수 있음에
그들이 나눈 이야기들이 강하게 가슴에 젖었지
그래도 사랑이 변하지 않아서 웃으며
잘 수 있었어..

뼈 마디마디가 누워 있어도
잘근잘근 잘려져 나가는 것처럼
나는 연체동물 같았어.
음..정말 죽을 것 같았어..
어쩜 이리 아픈거야...
누워 있어도 다 아파~
바닥에 불을 올리고 땀을 흠뻑 냈어
오늘 오전까지 죽은 듯이...
정말 죽은 듯이 잤어.
하루 종일 이라도 이불속에서 풀어져 있고 싶었다구
오전을 넘기기전에 컴을 키고
예지랑 통화를 하며 잠이 깼지
잘 보내고 있는 예지..
캠으로 모습까지 볼 수 있어 곁에 있는 느낌이었어.
걸려 온 전화..
친구와 작품이야기로 통화를 하느라
수업시간이 조금 더 늦춰졌지만
아이와 토론을 많이 나눴어
하늘색 시간들 얘기해 줬지
아이 눈이 반짝 였어
내 동화도 읽어줬고
좋아해서 정말정말 다행이야
녀석이 집으로 가면서 문자를 보냈어
'쌤, 저도 작가가 되고 싶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작은 말이 오후를 행복하게 했다구~
이렇게 난 너희들이 되고
내가 아이가 되어 머물 수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고마워 고마워~
어둑어둑 해지는 저녁!
수지와 일찍 저녁을 먹고
아빠 생신을 위해 장을 봤어.
엄마는 다 하셨다구..
언제나 나는 그냥 오기만 하래..
그래도 그러면 안 되잖아
뚝닥 거리며 갈비만 재었지
양파를 갈며 눈물이 났어
내가 다 해드려야 되는데...
이깟것 하나 하면서...
매번 외식으로 대처했으니..
많이..많이 죄송하구 미안하구~
어둡고 깜깜해졌어
월요일 포럼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 책도 다읽지 못했어
왜 난 여유롭게 하지 못하고
헉헉대고 벼락치기인지 모르겠어 정말..
이 습관을 고쳐야 하는데...
주님 빽을 너무 믿어서 그런 것 같아.
당신일인데 또 지혜를 주실거라 믿고 있으니..ㅎ
수지랑 유키 데리고 아파트를 세 바퀴 돌았어
찬 기운이 돌아서 그런지 별이 시려 보였지.
하늘의 별들...
여러 개 세면서 오늘도.. 같이 보내네
아직 해야 할 일들...있는데
어머 벌써 하루가 가려고 해...

이 노래..
무반주로 참 많이 불렀었는데..
잘가라 오늘~
봄이 오면 나는 나무를 만나러
어디든 갈거야~
바람을 따라서
그렇게...바람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