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cecil-e 2006. 2. 16. 10:49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브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 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 류시화의'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中에서 ..


"안녕."
어린왕자가 말했다.

"안녕."
꽃이 대답했다.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거니?"
어린왕자가 공손하게 물었다.

"사람들이라고? 아마 예닐곱 명 정도 있는 것 같아.
몇 해 전에 그들을 본 적이 있거든...
하지만 어디를 가야 그들을 만날 수 있는지는 몰라.
그들은 바람을 따라 다니거든.
그들에겐 뿌리가 없다 보니 몸시 곤란할 수 밖에.."

"잘 있어."
어린왕자가 말했다.

"잘 가."
꽃이 대답했다.


..어제 아이랑 '어린왕자'를 만나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