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바람과 사랑은 많이 닮았습니다..

cecil-e 2006. 2. 4. 11:19


바람은 모양이 없습니다.
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들을 수는 있습니다.
우리네 사랑도 바람과 같습니다.
모양이 없어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바람을 맞으면
`이바람은 누군가 내게 보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바람과 사랑은 많이 닮았습니다.
사랑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멈추면 소멸합니다.
나에게서 너에게,
너로부터 나에게
끊임없이 이동해야 합니다.
이동하면서 서로를 확인합니다.
비록 작은 사랑이었지만
그것이 우리 삶을 바꾸는 것은
오가며 서로의 감정을 보태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람은 때로는 우람하고 때로는 고요합니다.
우리네 사랑도 태풍처럼
내 안에서 폭발할 때가 있는가 하면
봄바람처럼 얼굴에서 부서져 내릴 때가 있습니다.
어디서나 바람이 불듯
사랑은 언젠가는 찾아올 것입니다.
당신에게 보내는 누군가의 바람이 있을 것입니다.
방안이나 골짜기를 벗어나십시오.
바람이 자주 찾아오는 언덕쯤에 올라가
기다리면 어떨까요?

...김택근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박남준 시I 유종화 작곡 I 최현태 노래

먼 길을 걸어서도 당신을 볼 수가 없어요
새들은 돌아갈 집을 찾아 갈숲 새로 떠나는데
가고오는 그 모두에 눈시울 적셔가며
어둔 밤까지 비어가는 길이란 길을 서성거렸습니다
이 길도 아닙니까 당신께로 가는 걸음걸음
차라리 세상의 온 길가에 나무 되어 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