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오늘도...
cecil-e
2005. 12. 15. 22:49

어둠이 휘적휘적 사라질때 일어났는데
다시,
어둠이 스멀스멀 내려올 때 창 밖을 바라다봤다.
'아! 하루가 참 빠르게 가는 구나...'
보육원 수업도 가지 못했다.
'넘 추우면 아이들도 수업하기 싫을거야~'
내 스스로 합리화 시키면서 말이다.
청소도 안한 채로 식탁에서 원고를 들고 다니다
그래도 깨작지근해서 세탁기를 돌리며 청소기도 돌렸다.
배고프다 먹으면 또 체할까 겁나
복음 묵상을 들으며 천천히 밥을 먹었다.
박완서님의 '님이여 그 숲을 떠나지 마오'라는 책에서
박완서님의 고백을 차신부님을 통해 들었다.
'그래 우리 모두가 저러고 사는데...참...'
다시 되감아 들으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시간을 내서 이 내용을 써 놔야 겠다 싶은데
할일이 오늘은 너무 많았다.
컴에 앉아 여유 부릴 시간이 없었다.
분리수거도 그리 많지 않아 미뤄두고,
문집에 낼거라 쉽게 생각했는데 적당한 게 없어
예전에 쓴 원고를 찾아 읽어보니 분량이 좀 많았다.
원고지 20장을 어찌 잘라내나...
두어 번 프린트해서 다시 읽으니
그때 보이지 않던 군더더기가 눈에 들어와 사정없이 잘라버렸다.
그땐, 작품속에 머물며 아득하지만 행복했었는데...
중학생 아이들이 시험이 끝났다고 쉬고 싶대서
그러라고 해놓고 한 시간만 '인권'을 갖고 썼다.
외국인 노동자,장애인,차별,커밍아웃,코리아환타지...
그럭저럭 잘 써냈고 다시 한번 다룰 수 있어
내게도 공부가 되었다.
문학동기들이 송년의 밤을 한다고 연락이 왔는데
오늘인지 헷갈렸다.
수업하는데 시 쓰는 동생 전화를 받아 반가웠다.
그 친구 시는 참 향토적이라 찡~하고 좋은데
아이들한테는 좀 어렵다.
이번에 문학지에 실렸다고 했다.
두 어명은 단편집으로 나온다니 또 반갑다.
모두 얼굴이 보고싶어 다음주엔 꼭 가겠다고 했는데...
시간을 내야 겠다.
다음주에 볼때 갈무리해서 갖고 온다고 했다.
모두 시는 잘 안읽는 편이라 시평을 못들어 아쉽다고 했다.
좀 더 익고 다듬어서 내야겠다고 했다.
평론공부하는 친구도 연락해야 하는데..
늘 마음뿐이고,
그래도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한 발짝도 안 나가고
오늘 해야 할일을 대강 마무리 해놓고나니
어찌됐든 마음이 가볍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내가 아는 만큼 나는 행복할 것이고
다시 깨달으면서 또 새롭게 알게되어 기쁠 것이다.
그저 이 모든 순간을 감사한다.
수지가 일어 능력시험을 일단 통과해서 정말 다행이다.
어제 택배를 받으면서 얼마나 가슴 졸이던지...
성적도 꽤 높아서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뭐든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맞다.
세상엔 공짜는 없다!!
그날 떨면서 나갔는데 기특해서 주머니 탈탈 털어
용돈을 주었더니 공부한다고 책을 사들고 왔다.
여느땐 궁시렁대며 동화를 읽어주면 안들으려고 하더니만
오늘은 척척 들어주고 의견도 얘기해댄다.
이번주도 힘들지 않고 수업하며
일주일이 잘 갔다.
담주 월요일 포럼을 위해
주말이 좀 바쁘겠지만 건강도 그럭저럭
좋아졌고 무리하지 않고 놀아준게 도움이 된것 같다.
녹두죽사건으로 여러차례 고맙다는 전화 많이 받았다.
나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또 다른이에게
너무나 기쁜 선물같은 고마움이 되다니...
내가 더 기쁘다.
커피가 맛있는 밤...
마음이 좀 가벼워서인가...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로 긴 통화를 했다.
달이 예쁘게 떴다고...
창을 열고 좀 올려다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