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보고,읽고..
장그르니에의 '섬'에서...
cecil-e
2005. 12. 12. 01:56

나는 저 꽃이예요. 저 하늘이예요. 또 저 의자예요
나는 그 폐허였고 그 바람, 그 열기였어요.
가장한 모습의 나를 알아보지 못하시나요?
당신은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나를 고양이라고 여기는거예요.
대양 속의 소금같이,
허공속의 외침같이,
사랑 속의 통일같이,
나는 내 모든 겉 모습 속에 흩어져 있답니다.
당신이 원하신다면
그 모든 겉 모습들은
저녁의 지친 새들이 둥지에 들 듯
제 속으로 돌아올 거예요.
고개를 돌리고 순간을 지워버리세요.
생각의 대상을 갖지말고 생각해보세요.
제 어미가 입으로 물어다가
아무도 찾아낼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가도록
어린 고양이가 제 몸을 맡기듯
당신을 가만히 맡겨보세요.
...장 그르니에 - 섬 '고양이 물루'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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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는 없는 내 곁에서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