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현재상황은 하 하 하~

cecil-e 2005. 12. 11. 11:46
Subject: 올챙이송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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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직도 한 밤중~
해가 거실 창에 가득 들어왔는데 말이지..
나도 꼼지락 거리며 더 잘까 하다 일어났당
갑자기 늦게 일어나 '밥조~ 하믄?'
글고보니 밥도 엄꼬,
반찬도 시원찮고..
클~났다 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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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불리고,
북어국을 말갛게 끓이고,
찾아보니 야채실에
감자 두개 있어 채썰어 볶고,
수지 좋아하는 불닭 냉동식품
후라이팬에 몇 개 익히고,
물오징어 데쳐놓고
초고추장 깨넣고 만들고,
'물 미역있음 좋겠다~'했더니
냉장실에 쌈다시마 사다둔 거
고게 딱! 눈에 들어오는 거얌.
'이히~ '
잘됐다 싶어 소금기빼고 씻어
하얀 접시에 담아놓고,
엄마가 해주신 굴 넣은 김장 김치랑,
시 엄마가 주신 파 김치랑 깍두기랑,
성당 형님이 주신 총각무랑 깻잎이랑,
우후~ 그러고보니 먹을게 참 많넹~
식탁에 대강 차려놓고
난 침만 꼴깍 삼켰엉~
그제 밤새 배앓이로 고생을 해서
며칠 동안은 죽과 물만 먹어야하는데...

그런데 그런데말야.
때르릉~~
전화가 왔어.
생각지도 않았던
큰 아이 친구 엄마한테서...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그리고 부탁하나만 꼭 들어달라고..
크리스마스 카드 한장 만 그려달라고...
당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그러마~' 했지.
작년에 고향에서 직접 농사지은 걸로
담은 김치라며 커다란 김치통 하나를
분홍보자기에 싸서 내가 좋아하는
고들빼기 김치랑 담아다 준 엄마
그 김치통 아직도 건네주지 못 하고 있는데..
너무 고마워라~
내가 줄 수 있는 거라곤
책과 음반들...이것저것 챙겨줬는데...
가끔, 아주 가끔 내게 전화를 걸어 챙겨주는 고마움이란...
그때 난 주님이 ...
'저 분을 통해 내게 선물을 건네주시는 구나...'했어.

오늘 아침도 그 생각이 퍼뜩 들었지.
어제 수업 후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너무 배가 고파서 죽집에 들러
야채죽과 녹두죽을 살까 망설이다
야채죽을 포장하면서도
연둣 빛 녹두 죽 사진으로
자꾸만 눈길이 갔었는데 말이지...
"내가 저녁에 녹두죽 해다 줄게" 그러는거얌.
괜찮다고 했더니 싫어하냐고...
너무 거절하면 그럴 것 같아
그냥 넙죽 받아먹기로 했엉.
참 오묘하신 주님...
나의 주님은 늘 이렇게 나를 챙기시니..


포럼 언니가 보내 준 맛있는 사과
냉장고 정리하다보니 딱 한개 남았어.
껍질채 먹어야 간이 맞는 사과라.
와삭 !
아주 살짝 깨물었는데
유키녀석이 들은거야.
방문 살짝 닫으려는데 휘릭~ 열고
고개를 쏙 내미는 녀석
내 입과 눈이 딱! ~파-바-박~ '깜딱야'
그래, 너 몰래 먹는 건 무리지..
들어왐마!
이빨로 깍아 주먹만한 작은 사과
금방 주거니 받거니 즐겁게 먹었엉.

이제 일어났는지..
이불밖으로 나온 발가락이 꼬물짝꼬물짝 움직이넹..
올챙이 송 듣다 하 하 ~웃었더니
잠이 깬 모냥냐~.
에궁~
12시 되기전에 아침을 명명하며
밥을 차려야겠지~

난 어제 먹다 남은 죽 뎁혀먹어야지...
녹두죽 올 때까지 굶을 수는 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