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cecil-e 2005. 11. 2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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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아이들 만나러 가는 길에 바람이 좀 불었어

벼랑 끝에 아스라히 서 있던
너희들...
참 외로워 보였지.

가방을 한 쪽 어깨에 걸치고
나...
가까이 다가가 너희들 바라보았어.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추워서 그러는 거야?

너희들 내 안에 담고
뒤 돌아보며 걸었는데...
되돌아오는 길은 깜깜한 어둠으로
다시 볼 수 없었지

어제 너를 내 안에서 꺼내면서
다시 그 시간 앞에
그 바람 앞에 섰단다.

오늘 오후에 나...
그 자리를 다시 지나갈거야
근데 너희들 어디로 가버렸을텐데...

그러면 나 혼자 우두커니...
뭐하지?
눈물나면 어쩌지?

너희들이 있던 자리에
햇살 한 자락 즐겁게 놀고 있으려나?
그랬으면 좋겠어
그래야 나도 웃을 수 있지..

.
.
오후에...
다시 가방을 메고 걸으면서
나팔꽃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혼자 그 자리에...
이리저리 서성이다 그냥 걸었지요.

가을이...
가을이..
저 만치 가고있더군요.


그날...
숲길을 가다가 만난 나팔꽃
참 외로워 보였어

오늘은 ...
자꾸 이 노래가 듣고 싶었다...


박남준 시 / 유종화 곡 / 허설 노래

먼 길을 걸어서도 당신을 볼 수가 없어요
새들은 돌아갈 집을 찾아 갈숲 새로 떠나는데
가고오는 그 모두에 눈시울 적셔가며
어둔 밤까지 비어가는 길이란 길을 서성거렸습니다
이 길도 아닙니까 당신께로 가는 걸음걸음
차라리 세상의 온 길가에 나무 되어 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