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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하지요, 산다는게 / 정성수

cecil-e 2005. 10. 19. 10:26


허전하지요, 산다는게

혼자서 쓸쓸하고 둘이서 쓸쓸하고
만나서 허전하고 헤어져서 허전하고

가을에서 다시 가을이 올 때까지
쓸쓸해서 혼자 마시고
사랑조차 쓸쓸해서 다시는 사랑하지 않고

질긴 외로움의 뿌리 하나로
저 시끄러운 세상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웃지요

바람 속에 서 있는 한 그로 대나무처럼
오늘도 시퍼렇게 살아남아서.